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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사회의 신화와 현실: 고령화사회 인식틀의 재구성과 총체적 분석 - 김정석 동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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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0 ~ 201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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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목적 및 배경


 (1) 연구목적: 고령화사회 이념적 근간에 기초한 분석틀과 대응체제모형구축

 이 연구의 일차적 목적은 한국고령화의 현실과 그 논의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통해, 고령화의 현황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설명하고 미래 모습을 체계적으로 예측하는 이론체계를 구축하는데 있다.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 한국고령화의 도전적 과제에 전사회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이는 '인본주의적(humanistic) 성찰'을 통해 '조화로운 세대 공존과 바람직한 노후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학술적으로 점검하고 제시하려는 연구진의 의욕을 반영한다.

 

 이 연구는 다음의 <그림 1>과 같이, '조화로운 세대 공존과 바람직한 노후의 삶' 의제 하에 사회일반이 추구할 4가지 사회가치에 상응하는 고령화사회의 테마-상호의존성, 노후삶의 선택권, 사회적 승인, 세대간 연대-를 모든 연구단계의 논의 중심에 놓고 있다. 이 테마들은 각 연구단계의 연구주제와 맞물려 여러 각도에서 조명된다. 제1단계는 한국고령화에 얽힌 신화와 현실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4가지 테마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경험적 분석을 비판적으로 수행한다. 제2단계에서는 제1단계의 연구결과물을 근거로 국제비교를 실시하는 한편, 고령화의 국내외 맥락변화를 고려하여 한국고령화의 시공간적 위치 (location)를 설정한다. 앞서 언급한 고령화테마들은 한국고령화 위치짓기의 준거점이 된다. 제3단계는 앞에서 진척된 고령화사회이론을 정교하게 다듬어 이론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이에 조응하는 전사회적 대응체제 모델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철학적, 이념적 근간을 고령화사회의 상호의존성, 노후삶의 선택권, 사회적 승인, 세대간 연대 개념에서 찾는다.

 

<그림 1> 연구과제의 의제, 핵심 테마 및 단계별 연구목표


 

 

​ (2) 연구배경: 한국사회 고령화 이해와 대응방안 현황

 고령화사회상(像)에 대한 철학 및 이념의 빈곤은 고령화사회에 대한 학술적 이해와 사회적 대처방안의 한계로 이어진다. 한편, 학문과 사회적 이해부족은 다시 고령화와 노년에 관한 철학의 빈곤을 악화시킨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고령화사회의 인식패러다임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고령화사회 전개맥락의 변동과 현재 고령화사회에 대한 이해의 한계 및 문제점을 밝힘으로서 그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1) 고​령인구특성과 고령화의 사회적 맥락변동: 새로운 세대의 노년진입과 국내외 환경변화

 한국사회 고령화는 알려진 바와 같이, 장기간에 걸친 수명연장 효과보다는 급격한 출산율저하에 따른 노인인구비율의 증가, 그리고 노인부양을 위한 사회제도적 장치가 제한된 상태에서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인인구의 초고령화, 여성화, 지역화현상은 고령화를 더욱 심각한 도전적 과제로 만들고 있다. 한 편, 한국사회 베이비붐 코호트가 노년기에 진입하면서 고령인구의 사회인구학적 구성과 사회적 목소리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경제, 정치, 문화 등의 전지구화나 IT, BT, NT 등 최첨단기술의 발전과 확산으로 인해, 고령화가 지역이나 국가 뿐 아니라 전세계적(global) 맥락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이를 통해 볼 때, 되돌리거나 피할 수 없는 전사회적 도전(societal challenge)으로서의 한국사회 고령화는 그 전개과정과 방식, 특성 및 함의 등이 더욱 복합적이고 복잡해질 것이다.

 

2)  고령화위기론과 성공적 노화담론의 지배: 과장과 왜곡 그리고 억압으로 

 현재 한국에서는 '고령화위기론'과 '성공적 노화'가 학계, 사회, 정책 등에서 지배적인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적 수준에서의 고령화와 개인적 수준에서의 노화를 극복해야할 '문제'로 인식한다는 공통점을 가 진 이들 담론들은, 고령화와 노화가 갖는 복합적인 성격을 외면한 채, 즉각적이고 단순한 관념들을 통해 현 실을 접근하고 있다. 이들 담론들은 현실적 적합성, 이론적 정합성, 그리고 실천적 영향력 등에 관한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사회적 유행에 편승해 고령화사회의 이슈들을 과장, 왜곡하거나 심지어 노년을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령, 고령화위기론에서는 노인은 '의존'과 '부담'으로, 성공적 노화에서 성공은 중년의 건강과 활동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노인, 노화, 노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들의 긍정적인 삶의 내용을 부정(denial)하게 된다(Calasanti, 2003). 이는 전사회적으로 노인들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노인들 스스로도 노후의 삶에 대한 자긍심을 잃게 한다. 또한 노후의 다양한 삶의 방식(예. 관조적인 삶의 지향)을 받아들이고 추구하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공적 노화라는 삶의 틀을 강요받게 된다.

 

3)  대안적 관점과 총체적 이론의 결핍: 풍부한 자료,빈약한 이론 그리고 연구의 미시화

 고령화위기론과 성공적 노화담론은 연구경향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존적 존재, 사회적 부담으로서의 노인이라는 고령화위기론의 전제를 담보한 상당수의 연구들이 열악한 노인의 삶과 사회정책적 개선책에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성공적 노화는 '생산적 노년'과 연결되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위한 개인적 자원과 조건들을 찾으려는 연구들로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문제와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는 노년학(gerontology)의 학문적 성격과 유관하다. 한편, 기존 연구들이​​ 실증적인 자료수집과 그에 따른 사실발견에 초점을 두는 경향도 뚜렷하다. Birren & Bengston(1988: ix)은  구미국가노년학에서 발견된 이같은 상황을 'Data Rich, Theory Poor'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노년학에서의 이론부재 현상에 대한 염려가 없지 않다(윤현숙 외, 2006; 김정석, 2005; 2007). 인구고령화에 따른 사회문제적 영역과 노년기 개인들의 삶에 대한 관심, 그리고 실증적 자료의 축적 등이 가진 중요성과 그 가치는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화위기론이 가지고 있는 전제와 설명방식, 인구학 분야를 제외한 연구들의 미시화 경향, 성찰적인 요소를 상실한 사실 발견적 연구 성향 등은 고령화사회에 대한 총체적이고 전반적인 이해의 틀을 도출하는 데 큰 제약이 되고 있다.

 

4)전사회적 대응시스템의 부재: 대증요법적 정책들과 비현실적 사회대응책

고령화사회상(像)에 대한 철학의 빈곤과 더불어, 고령화사회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이해 부족은 파편적이고 단시안적인 사회정책과 비현실적인 사회적 대안으로 이어진다. 노인들의 삶은 노년기라는 특정 생애주기를 통해 관찰되지만, 노년기 이전 삶의 연속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대개의 사회정책들은 노년기에 발견되는 문제가 전생애과정을 통해 성과 계급체계와 연루되어 축적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년기라는 한 시점에서 그리고 연령의 문제로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경제, 건강, 정서 등의 다양한 삶의 영역이 중첩되고 상호작용하면서 노년기의 어려움이 형성됨에도 불구하고, 개별 영역별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결국 고비용과 비효율성의 문제를 일으키게 될 수밖에 없다. 한편, 노년기의 경제적 자원과 건강,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요소로 하는 성공적 노화는 이를 추구할 수 있는 일부 노인들에 국한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이런 요소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다른 생활양식의 삶을 추구하는 노인들을 배제하게 되는 비현실적인 사회대응책이라고 판단된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1단계를 중심으로) 


(1) 단계별 연구과제 개요

 다음의 <표 1>은 단계별 연구과제의 핵심을 담고 있다. 이 연구는 전 단계에 걸쳐 고령화사회 이해를 위한 이론체계를 꾸준히 다듬으며, 

이를 토대로 전사회적 대응체제모형을 도출하는 작업으로 일단락된다. 연구의 각 단계는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표 1> 단계별 연구과제 개요



 

 연구의 모든 단계를 거쳐 이론논의와 경험적 분석이 함께 진행되지만, 연구단계에 따라 그 비중이 다르다. 예를 들어, 제1단계 제1차년은 분석틀의 얼개를 만들면서, 제2단계 1차년은 제1단계에서 수정보완된 분석 틀을 국제비교분석과 미래시나리오작성을 위해 확장하면서, 제3단계는 전사회적 대응체제모델을 준비하면서 이론적 논의의 비중이 높아진다. 한편, 경험적 분석과 이론적 논의는 서로간의 순환적 교류를 통해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연구진행과정에서 고령화사회의 상호의존성, 노후삶의 선택권, 사회적 승인, 세대간 연대의 4가지 이외에도 고령화사회의 아젠다와 테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2) 제1단계 과제의 연차별 구성

 제1단계는 한국고령화의 신화와 현실에 대한 성찰적 분석을 목표로 한다. 분석틀의 얼개를 마련하고, 경험적 분석의 결과를 이용해 이 얼개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그 동안 한국사회의 고령화 논의를 이끌어 왔던 두 가지 담론, 즉 고령화위기론과 성공적 노화론의 이론적 정합성, 현실적 적합성 및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집중 조명한다. 이 과정에서 고령화 사회의 주요이슈들이 쟁점화되는 배경과 특성을 되짚어 보고, 정치경제학과 생애과정관점을 통해 주요 이슈들을 파악하고 재조명한다. 여기에서 파악된 이슈들에 대해서는 상호의존성, 노후삶의 선택권, 사회적 승인, 세대간 연대 개념에 기초해서 집중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제1단계의 연구영역은 생활세계(가족, 노인정체성, 죽음, 노인범죄 등)와 제도 및 체계(경제, 정치, 복지정책, 보건의료 등)로 구성되며 각 영역은 4개의 이슈를 다룬다. 이 이슈들은 기존의 주요 쟁점을 비롯하여, 최근에 사회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슈와 아직 학문적, 정책적 이슈로써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지만 고령화 사회의 진전과 함께 그 중요성이 드러날 이슈들을 포함한다. 다음의 <표 2>는 연구역별 이슈와 연차별 주제를 개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표 2> 연구영역별 이슈와 연차별 주제


 

   1) 생활세계영역: 가족변화와 기능적 연대,노인문화의 지평변화,노년과 죽음,가해와 피해의 노인

① “변화하는 가족,강제된 세대간 기능적 연대”

 이 연구는 노년기 가족관계가 분화되는 한편, 세대간 기능적 연대가 강제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제1차년은 한국가족들의

생애과정(life-course)이 고령화 진전속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면밀히 검토 한다. 제2차년은 '노후의 파트너'라는 주제 

아래, 홀로된 노인들의 이성교제, 동거 및 재혼에 주목한다. 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신체적, 정서적 욕구는 사회적으로 무시되거나

부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년기의 이성 교제와 재혼이 제도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어떻게 굴절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노후 삶의 선

택권과 이에 대한 사회적 승인의 현황을 되짚어 본다. 제3차년은 '샌드위치세대' 혹은 '중간에 끼인 세대'의 역할을 통해 자녀노인에 

의한 부모노인의 부양이 초래되는 과정과 함의를 살펴본다. '老-老 케어' 현상은 가족부양이라는 세대간 기능적 연대가 밖으로부터 

강제된 측면이 있다. 이 작업은 생애주기를 통한 세대간 상호의존성과 가족 부양기능을 보완하는 사회보장의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

한 논의로 귀결된다.

 

② “노후 삶의 지평변화-노년문화의 구성과정과 의미”​ 

 이 연구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의 본격화와 맞물려 확산되고 있는 삶의 지평의 변화, 특히 한국 노년문화의 구성과

정, 특성, 의미를 검토한다. 제1차년은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즈음에 형성하는 '세대문화'의 문화적 구성의 

의미를 탐색하고 이것이 가족생애경로의 변화과정과 어 떻게 맞물리는지 검토한다. 제2차년은 중년들의 사회적 모임들이 가진 세대

문화적 특성을 검토함으로써 은퇴이후 노년문화로의 이행적 성격을 분석한다. 제3차년은 한국의 노년문화가 서구의 평등주의적 하

위문화와 비교해 지니고 있는 차별적 특성과 이러한 특성이 지니는 의미를 조명한다. 이를 위해 제1, 2차년도의 연구 결과를 총체적 

시각에서 재분석한다. 다른 사회와의 노년문화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문화론적으로 논의하 는 것으로 연구가 마무리된다.


③ “고령화 사회의 ‘죽음’의 의미와 새로운 ‘죽음’ 문화의 탐구”​

 이 연구는 고령화를 비롯한 현대사회의 사회문화적 변동이 '죽음'을 둘러싼 관계와 의미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죽음' 문화를 만들

어왔음에 주목한다. 제1차년은 육체적 죽음 이전에 노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사회적 격리, 심리적 고립과 같은 '사회적 관계의 죽음'을

탐구한다. 젊음과 활력, 생산성을 찬양하는 사회에서 노인은 육체적 죽음 이전에 사회적 격리를 먼저 경험하게 되고, 노년은 '표준적

삶'의 궤도로부터 이탈된 것으로 간주된다. 제2차년은 "죽어가는 자에 대한 돌봄"을 살핀다. 죽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임종의 순간보

다는 죽어가는 과정 과 남겨진 사람과의 관계이다. 과거와 달리 현대의 죽음의 과정과 죽음의 판정에는 의학적 개입 (medicalization,

hospitalization)이 지배적이 되면서 돌봄의 규범 역시 달라지고 있고, 이는 돌봄노동의 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제3차년은 "장례 및 

매장문화의 합리화, 상업화"라는 주제로 장의의 산업화, 상업화가 죽음 의 의례와 절차, 시신의 처리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한국 사회의 가족구조 및 주거양식의 변화는 죽음의 장소를 병원의 영안실로 바꾸어놓았고, 또한 신속하고 깨끗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죽음의 의례에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사후과정'으로의 변화가 어떠한 이데올로기와 관련되는

지, 또 죽은 이와 남은 가족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④ “위험사회 속 노인범죄의 이중성”

 이 연구는 전통사회에서 새로운 위험과 그 위험에 대한 로드맵이 없는 '위험사회'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노인 범죄의 이중성에 대해 

살펴보고자한다. 위험사회는 유동성과 불예측성으로 인해 전통사회에서 제공했 던 사회보장체계, 고용안정성, 가족 공동체 의식 등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안전망의 약화로 자기방어 능력이 감소한 노인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에 경제적 자립성 의 약화와 완충기제들의 소멸은 노인 스스로가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죄를 선택해 가해자로

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제1차년은 노인범죄의 유형과 발생건수를 중심으로 노인관련범죄의 현황 과 실태를 파악한다. 

제2차년은 '노인의 범죄피해자화'라는 주제 하에 고립, 소외과정에서 능동적 대처가 어 렴게 된 노인이 사회적인 약자, 다차원적 범죄 

피해자가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제3차년은 '노인의 범죄가해 자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통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영위를 위해 제공되

었던 사회보장제도, 정년보장, 공동 체 돌봄 등 경제적 지원과 복지 체계의 축소 혹은 소멸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노인들이 삶의 영위,

사회활동의 연장 수단 그리고 소외에 대한 반작용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가 되는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제도 및 체계영역: 노동참여와 연금,정치태도와 선택,구복지패러다임의 함정,의료화와 상업화

⑤ “노년기 경제 불평등과 노동시장”

 이 연구는 경제활동상의 고령자(통상적인 노년층보다 연령기준이 낮은)와 이들을 둘러싼 경제영역의 주요 이슈들을 점검하고 대안

을 고민한다. 우선 제1차년에는 한국사회 노동시장과 노동력변화를 인구고령화와 연계시켜 재분석하고, 노동인구의 고령화가 경제

성장과 생활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와 경험적 분석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한다. 제2차년에는 고령인구의 퇴직 및(재)취업과

노동시장의 연령차별주의 분석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일하는 노인'이라는 사회적 대안이 가진 유효성과 한계성을 밝힌다. 제3차년에

중고령기의 취업기회와 고용안정의 근로계층별 불평등 심화에 주목하여 은퇴로의 연착륙을 돕는 사회제도적 보완장치를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연금제도와 세대간 일자리 공유 창출이 주요 관심이 된다.


⑥ “세대,정치적 태도와 선택의 분기점”

 이 연구는 세대별 정치적 태도와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제1차년은 급속한 경제 발전과 세대교체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고령인구의 정치적 태도와 선택이 어떤 특성을 보여왔는지 파악한다. 제2차년은 '세대 효과 대(對) 연령 효과'를 대조해 

봄으로써, 고령인구집단의 정치적 태도와 선택 요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시도한다. 연령 효과론이 자연 연령의 변화에 따른 의식 

변화에 초점을 둔다면, 세대 효과론은 유사한 역사적 경험에 따른 유사한 정치적 의식의 형성과 지속을 강조한다. 세대에 대한 상이한

이해에서 출발한 이 두 이론은 고령인구집단 특유의 정치적 행태가 연령 변화에 따른 자연적 현상인가 혹은 특정 세대가 경험한 정치, 

경제, 사회적 사건의 영향의 효과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제3차년은 '고령인구집단의 정치 세력화 가능성'을 탐색한다.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이들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하고자 하는 정당의 노력은 가속화될 것이다. 최근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고령인구집단의 공천 및 당선

비율 비교를 통해, 고령인구집단 정치세력화의 현실적 가능성, 이를 위한 제도적 요건, 그리고 정치발전에 대한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⑦ “구(舊) 복지패러다임의 함정-노인의 강요된 의존성과 노동의 가치절하”

 이 연구는 노인과 고령화 관련 기존의 주류담론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부정적 미래시나리오가 복지제도 와 어떠한 결합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 구조가 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1차년은 수동적 존재로서의 노인의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는 사회서비스 실천현장의 사회복지사-클 라이언트 관계에 주목한다. 클라이언트라는 개념 자체가 사회복지사가 노인을 

도와주어야 할 대상으로서만​ 접근하고 자율성과 주체성을 가진 행위자로 보지 않게 하는 토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제2차년은 사회

보험과 공적부조로 이분화되어 있는 복지제도의 유래와 노인에 대한 영향을 고찰한다. 권리로 인식되는 사회보험과 수혜로 인식되는

공적부조의 이분법은 노인 내부의 차이 즉, 성별 • 계층별 차이를 고찰할 수 있는 중요한 화두가 되며, 중첩된 차별의 영향을 포착할 

수 있는 측면이기도 하다. 제3차년은 돌봄노동은 가정내에 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기술이 필요없는) 행위라는 전제하에서 발전한

구(舊) 사회복지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을 살펴본다.


⑧ “의료 및 생의학기술의 의료화 현상과 상업화”

 새로운 의료기술의 변화는 노년의 삶에 양면성을 가진다. 이 연구는 그 동안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의료 화 및 의료기술의 상업화가 

한국의 노년층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의료관련기관에 어떻게 침투되는가 를 살피는 작업으로 시작된다. 이를 이어, 제2차년에는

'의료의 전문화(professionalization)와 연령차별주의 (ageism)'라는 주제로 의사와 환자(노인)간 관계가 불평등해지고, 노인

환자가 의존성이 심화되는 과정을 살펴 본다. 이 과정에서 의료실천현장에서의 연령차별주의가 현재화되는 모습을 포착할 것이다. 

제3차년은 '항노화(anti-aging)에 따른 의료 및 의료기술의 상업화'가 노인을 포함한 각 연령집단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성공적, 

생산적 노화담론에 힘입어 항노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노년기에 있어서도 아름다움(beauty)과 젊음의 유지는 

생애단계에서 취득해야 할 하나의 과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신체 를 더욱 접근 가능한 의료행위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자본주의와 결집해서 거대 기업화(제약 및 의료, 실버 산업)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세대간 다양성 및 형평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