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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사회의 쟁투성과 성찰성에 대한 연구 - 김호기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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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0 ~ 201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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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단계 - 최태욱 교수 연구팀과 연합 (보러가기)

 

 

 

1. 연구목적 및 배경

 

 이 연구는 비교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한국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관계, 나아가 동아시아에서의 시민사회-민주주의의 관계 현실을 분석하여21세형 시민사회-민주주의의 관계 모형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연구에서는 그동안의 한국 시민사회의 성격과 역할을 쟁투적(爭鬪的) 시민사회로 규정하고, 반대로 대안적인 시민사회의 상을 성찰적(省察的) 시민사회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성찰적 시민사회역할에 기초한 새로운 한국 민주주의의 모형을 개발해 보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내적으로는 결사체, 사회운동, 공론장, 시민문화를 구성요인으로 하고, 외적으로는 국가-시민사회, 시장-시민사회의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개발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전하였고, 개발권위주의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성격과 도덕적 자원을 기초로 하여, 개발권위주의 이후 민주화의 경로와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한국 민주화를 주도한 90년대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시민사회의 내적 구성과 시민사회와 국가-시장의 관계는 크게 변화하였다. 시민사회의 이러한 내적 구성과 외적 관계를 규정하는 국제적 조건도 - 개방화 혹은 세계화 등에 의해서 표현되는 바와 같이 -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민사회는 여전히 90년대 이후의 쟁투적 성격을 견지하면서 작동하고 있다. 이 연구는 -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 바로 이러한 변화된 조건 속에서 시민사회의 대안적 역할이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도 중요하다는 시각에서, 대안적인 시민사회의 내적 관계 및 대안적인 시민사회-국가-시장 관계 모형을 종합적으로 구축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연구의 목적은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정보화, 지구화 등 사회변동이 시민사회 내적 구성 및 외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

결사체-사회운동-공론장-시민문화의 내적 구성을 갖는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 연구

한국 시민사회의 국가와의 외적 관계, 한국 시민사회의 시장과의 외적 관계의 변화 연구

시민사회의 내적 구성과 외적 관계의 아시아적 유형들에 대한 비교연구

새로운 대안적인 성찰적 시민사회역할 모형에 기초한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의 재구성

: ‘대안적인 성찰적 시민사회역할 모형에 기초한 결사체-사회운동-공론장-시민문화의 새로운 상호관계 연구

: ‘대안적인 성찰적 시민사회역할 모형에 기초한 국가-시민사회, 시장-시민사회의 새로운 상호관계 연구

 

 

1) ‘대안적 시민사회연구의 필요

 이제 한국사회는 적대적 갈등을 넘어 ()적대적 갈등을 확대하고--이 연구가 가치적 지향으로 삼고 있는--‘성찰적 공존을 위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시민사회의 역할모형을 찾아야 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2000년대 이후 시민사회의 내적 구성 · 외적 관계라는 점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쟁투적 시민사회를 주도하던 시민단체(특히 진보적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수적 시민사회도 활성화되고 있으며그런 점에서 시민사회가 복합적 구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둘째, 97년 외환위기와 개방화/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하여, 시민사회의 내적 관계와 외적 관계는 단지 민족 국가 내의 상황들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상황들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다.

 

 셋째, 근대 이후 사회운동 모델로서의 국가 주도적 모델시장 주도적 모델이 각각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세계적인 수준에서도 국가-시장-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한 대안적인 모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넷째, 국내적 · 국제적으로 격변의 상황 속에서 시민사회의 소통매개적역할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쟁투적 시민사회의 역할을 뛰어넘어국가 운영주체, 시장 운영주체, 시민사회 행위주체들로 하여금 성찰성을 가지도록 하여 차이와 쟁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개방적인 토론과 숙의(熟議)를 통해 합리적 공론을 만들어내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 갈등 구조의 현실과 시민사회의 변화를 고려할 때, 새롭고 대안적인 성찰적 시민사회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성찰적 시민사회론의 의의

 그렇다면 성찰적 시민사회론이 왜 그러한 필요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성찰적 시민사회사회자본(social capital)의 증대를 통한 사회적 합의의 기반을 마련해준다. 현재 우리 사회는 민주화 이행에 따라 그 동안 잠재되었던 사회갈등이 급격하게 표출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은 이러한 갈등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배제된 집단을 사회의 정당한 한 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사회통합 노력이 필요하다. 권위주의적 발전모델의 극단적 배제'와 시장주의의 경쟁적 배제를 넘어서 성찰적 시민사회의 역량에 기반을 둔 다원적 통합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는 갈등 해소 및 사회적 합의를 위한 사회문화적 기반이 취약하다. 이것들은 사회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나아가 참여의 위기와 사회통합의 저해를 가져온다. 따라서 갈등을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도 시민사회의 성찰성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로 성찰적 시민사회는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연대가 조화되는 성찰적 공동체의 형성을 가능케 한다. 오늘날 사회는 단일한 가치와 강력한 결속력에 의해서 유지될 수 없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거나 집단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사회는 내부적 동질성의 추구와 함께 외부적 폐쇄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사회의 개인들은 공동체의 문화와 관행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가치와 함축성을 따져서 공동체에 대한 참여를 결정하고 있다. 따라서 고정된 권위에 만족하거나 개인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찰적 공동체는 성원들의 참여와 노력에 의해서만 형성, 유지, 발전될 수 있는 것이고, 고정불변의 가치가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야만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안으로서 성찰적 시민사회가 추구하는 역할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국가 · 시장과의 중첩영역에서의 국가 · 시장과는 다른 대안적인 운영원리의 구상과 실현이다. 현대 사회에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중첩영역으로서의 거버넌스영역, 구체적으로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녹색위원회’ ‘지방의제 21’과 같은 영역들이 새롭게 출현하고 있으며, 이 영역들은 새로운 운영원리를 요청하고 있다.

 둘째, 대안적인 감시 역할의 모색 필요성이다. 이제 시민사회의 사회운동 부문은 문제제기형 감시에서 일종의 대안적 감시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게 되었다.

 셋째, 시민사회의 소통 매개적 역할의 확대이다. 시민사회가 다양화·복잡화·이념적 분화에 따라서, 이제 시민사회가 단일한 정치적 입장에 서서 작동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시민사회의 주체들이 갖는 신념공론장에서 개방적 토론의 대상으로 만들고 거기서 소통을 매개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3) 동아시아 비교 연구의 의미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에서 시민사회의 개념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선 본격적 연구가 축적되지 못한 것은 개념이 가진 규범적 성격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추상적인 개념 수준에서 시민사회에 대한 논쟁은 가능하지만 그것은 서구적 관점에서 구성된 것으로 현실 경험으로 내려올 때 분석의 대상은 이미 서구적 개념의 시민사회가 아니게 된다.

 

 시민사회라는 개념을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중요개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고정된 개념적 의미 보다는 시민사회라는 것으로 포괄되는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실체적인 사회적 현상을 중시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민사회라는 개념을 고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자 한다. 서구적 시민사회를 준거로 삼고, 한국과 동아시아의 시민사회가 어떻게 다른가를 분석하게 되면, 한국과 동아시아 시민사회는 언제나 일탈이나 예외적인것으로 된다첸 쾅싱이 지적한 것처럼 아시아의 시민사회 연구는 서구적인 이론을 검증하는 사례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Chen, 2003: 878) 이러한 이론적 정체(停滯지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서구의 시민사회론과 시민사회운동을 아시아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만큼 아시아 국가 간의 비교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각국의 역사적 전통 속에서 서구적 시민사회개념이 포착하고자 했던 현상이 규범적으로 주어진 시민사회와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발생하고 성장하는 것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요청되는 것이다.

 

 ‘대결적이고 쟁투적인 시민사회에서 성찰적시민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도 동아시아적 특수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아시아 사회가 가진 공동체적 가치를 극단적으로 경쟁적인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체제가 가져온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사회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권주의주의적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위로부터 동원된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s)와는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와 공존할 수 있는 공동체주의적(communitarian)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Chua, 2004; Woodiwiss, 2004) 이들이 시민사회론적 입장에서 분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주의적 원리에 대한 탐색은 본 연구가 목적으로 하는 성찰적시민사회론에 접근하는 데에서 중요한 이론적 자원이 될 수 있다. 시민사회는 한편으로 개별 행위자들의 자율성을 증대시키지만 다른 한편 이러한 자율적 개인들이 상호소통하고 협의하고 조정할 수 있는 규범적 가치들을 생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찰적 시민사회론은 동아시아의 시민사회를 비교하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가 될 수 있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

 

1) 연구의 내용


(1) 연구의 이론적 기초

 시민사회의 사회학은 크게 정치사회학적 시각과 역사사회학적 시각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정치사회학적 시각이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토론에 주목한다면, 역사사회학적 시각은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경험을 중시한다. 정치사회학적 영역에서는 그람시, 하버마스, 토크빌의 영향이 중요한데, 그람시의 <옥중수고>(Gramsci, 1971)와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Habermas, 1962)이 출간되고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Tocqueville, 1968)가 다시 주목받음으로써 시민사회의 이론적 르네상스가 이루어졌다.

 

 정치사회학적 시민사회론은 마르크스주의적 전통과 토크빌적 전통으로 대별할 수 있다. 마르크스적 전통은 다시 그람시적 전통과 하버마스적 전통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그람시적 전통이 시민사회가 갖는 자율성과 계급성을 주목한다면, 하버마스적 전통은 근대 민주주의 발전에서 공론장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토크빌적 흐름은 시민사회의 사회조직적 문화적 차원을 중시한다. 토크빌에 따르면 미국 민주주의를 작동시킨 것 중 하나는 시민 결사체에 있다. 이 시민 결사체는 내부적으로 연대공공성과 같은 시민적 습속을 형성하고, 외부적으로는 정부와 정치체제의 안정성에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크빌의 이런 발상은 특히 미국에서의 시민사회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알몬드와 버바는 민주주의 발전에서의 시민문화(civic culture)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Almond and Verba, 1963). 최근 퍼트남은 토크빌의 문제의식 아래 결사체 내지 공동체에서의 시민의 참여는 규범, 신뢰, 네트워크의 사회적 자본을 산출하며, 이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 내지 사회 내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Putnam, 1993).

 

 한편 시민사회에 대한 토론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흐름은 그 역사적 형성과정을 중시하는 역사사회학적 연구들이다(Hall, 1995).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루쉬마이어 스티븐스 스티븐스에 따르면, 시민사회는 자본주의 발전의 부산물로서 생산 영역, 정부, 가족 영역에도 귀속되지 않은, 공식적․ 비공식적 사회제도와 결사체의 총체이며, 구체적으로 비공식적 카드놀이 집단에서부터 부모-교사 협의회에 이르기까지, 지방의 선술집에서 노동조합에 이르기까지, 종교집단에서부터 정당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것이다(Rueschemeyer, Stephens and Stephens, 1992: 100-101). 이들의 접근은 시민사회의 외연을 과도하게 확장시키는 약점을 갖고 있지만, 자본주의 발전과 시민사회 성장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하나의 분석틀을 제공한다. 이들에 따르면, 국가, 시민사회, 자본주의, 민주주의의 상호관계에서 주목할 것은 국가-시민사회와 사회계급의 상호관계는 매우 복합적이며, 그것이 민주주의에 반드시 유리한 조건만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상호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변수로서 개별 국가의 시민사회 형성과정이라는 역사적 사회적 조건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시민사회론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경향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두 경향을 통합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정치사회학적 시민사회론의 경우 국가-경제-시민사회의 상호관계에 대한 다양한 이론화에도 불구하고 추상수준이 너무 높아 구체적 사례를 분석하는 데에서 약점을 보인다. 시민사회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개별 국가에 따라 시민사회의 역사적 형성과정이 작지 않은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 역사사회학적 시민사회론의 경우 역사적 범주로서의 시민사회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의 개념화가 엄밀하지 못한 약점을 갖는다. 이점에서 정치사회학적 시민사회론과 역사사회학적 시민사회론의 새로운 이론적 종합이 요구된다.

 


(2) 연구의 이론적 틀

 시민사회는 내적 구성과 외적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 즉 시민사회는 내적으로는 결사체, 사회운동, 공론장, 시민문화의 내적 구성을 가지면서, 외적으로는 국가와 시장과 상호작용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시민사회 연구는 시민사회 내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내재적 접근과 국가-시장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연구하는 외재적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할 때 이 연구에서 활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이론틀은 다음의 그림과 같다.

 

<그림 1> 연구의 이론적 틀



 

 

2) 연구의 방법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은 비교역사방법론이다. 비교역사방법론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비교 연구를 목표로 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연구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보통 비교역사방법론에서 사용하는 논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한국비교사회연구회, 1990: 176). 첫째는 이론의 유사증명으로서의 비교사논리이다. 이는 특정한 가설이나 이론이 일련의 역사적 추이들에 적용될 때 반복적으로 그것의 효율성을 증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론의 유사증명이라는 논리로 역사적 사건들을 비교한다. 둘째는 맥락의 대조로서의 비교사논리이다. 여기에서 개별 사례들 간의 대조가 핵심이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각각의 사례들이 지닌 역사적 특수성이다. 즉 이론의 유사증명에서 많은 사례들을 비교하는데 반하여, 맥락의 대조에서는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례의 명확한 차이점을 밝히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거시 인과분석으로서의 비교사논리이다.

이들은 주로 거시 수준의 구조와 과정을 인과적으로 추론하기 위하여 비교사를 사용한다. 거시 인과분석에서 사용되는 논리는 통계적 분석의 논리와 유사하다. 사실 거시 인과분석은 거시 현상에 대한 인과적 진술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다량분석이라 할 수 있다. 이상 각각의 비교사적 논리들은 본 연구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융통성있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개발 모형의 이론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때로는 각 비교사례들의 특수성과 차이들을 밝히기 위해, 또 때로는 거시적 현상의 인과분석을 위해, 비교역사방법론들이 활용될 것이다.

 

 한편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방법론이 비교역사방법론이라고 한다면, 구체적인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 연구와 심층 인터뷰의 방법들이 사용될 것이다. 먼저 문헌연구법이란 자료수집과 분석의 한 방법을 일컫는 것으로, 연구 대상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문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문서나 기록으로 된 자료의 종류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이 없을 만큼 다양하지만, 여기에서는 문헌 자료의 목적과 형식에 따라서 개인이 사사로운 목적으로 기록한 개인문서(사적 기록)과 각종 공공기관에서 공적인 목적으로 마련하는 공식 문서로 구분하고자 한다. 여기에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헌 자료로서 대중통신매체가 담고 있는 정보의 형태를 덧붙일 수가 있을 것이다. 대중통신매체의 자료로는 신문, 방송, 그리고 영화 등과 같은 영상 매체 등이 해당된다. 러한 자료들은 각 시민사회의 거시적인 구성이나 지형을 보여줄 뿐 아니라, 시민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밝히는 데에도 매우 유용할 것이다.

 

 문헌 연구와 함께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심층 인터뷰 방법이다. 심층면접법은 계량화하기 어려운 사회현상의 깊은 질적 측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방법으로특히 연구 대상자의 관점 파악을 그 목적으로 한다. 조직화하지 않는 심층면접은 연구자가 깊이 캐어 묻고,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내며, 문제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기도 하고, 개인적인 경험에 입각한 생생하고 정확하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응답자로부터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은 장점은 문헌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는 비공식적 사실들을 확인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3) 연구의 구성


(1) 단계별 연구의 구성

 ‘시민사회의 대안적 관계모형에 대한 아시아 비교연구를 시도하는 이 연구는 아래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포괄적 연구영역이라는 점에서 성찰적 공존을 다룬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성찰적 공존은 사회의 본질적 성격으로서의 이해와 요구의 갈등과 경합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어떻비적대적인 공존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이 연구의 핵심 이슈는 시민사회이며, 그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의 작동에서 어떤 성격과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야 하는 가를 다룬다고 하겠다. 이러한 연구영역과 이슈를 다루기 위하여, 이 연구는 1단계에서는 한국 시민사회의 쟁투성과 성찰성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고, 2단계에서는 한국 시민사회에 대한 분석을 전제로 하면서 아시아 시민사회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비교연구를 하게 되며, 3단계에서는 성찰적 시민사회 모형의 개발과 구축을 시도하게 된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 단계별 연구의 구성 



 

 

(2) 연차별 연구의 구성

앞서 단계별 연구의 구성에 기초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각 단계에서의 주제와 각 년도에서 행하게 되는 연구의 주제를 상술해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1> 연차별 연구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