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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목적 및 배경

 한국사회는 성공적인 경제발전과 민주화 이행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ㆍ증폭되어 왔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사회갈등은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와 함께 구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갈등관리의 실패로 인해 사회적 불안과 사회 갈등 비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사회갈등은 창조성과 민주주의 학습의 순기능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적 안정과 사회통합에 역기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구 선진국에서 산업화의 진전과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이 사회적 갈등을 제도적 차원에서 수렴하여 사회통합을 유지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현실인식에서 본 연구는 다음의 질문을 제기한다. 왜 한국에서는 경제의 지속적 성장, 민주화 이행, 갈등관리 및 조정의 제도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은 오히려 심화/확대되고 있는가? 한국의 사회갈등을 관리/조정하여 사회통합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사회갈등에 대한 제도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정/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을 모색하는 작업에서 본 연구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징과 한국 사회갈등의 독특한 형태 간의 상호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조화로운 제도적 결합을 가능케 하는 한국형 대안 거버넌스 모델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서구의 경험이 입증하듯이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은 자본주의와 민주 주의 제도의 개선을 통해 조정하고 관리해갈 수 있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다. 좋은 제도 조건 하에서 좋은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신제도주의론을 수용하여 한국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ㆍ확대되고 있는 것의 원인을 기본적으로 한국의 자본주의 및 민주주의가 사회통합형 제도로 정착되지 못한데서 찾고자 한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제도적 유형과 성격은 사회갈등의 발생과 표출방식, 조정ㆍ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배친화형 자본주의와 참여보장형 민주주의가 발전된 선진국에서는 사회통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반면 경제적 분배와 정치적 참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 사 회적 갈등은 사회통합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우선 한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제도적 특성과 사회갈등의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한국적 자본주의의 특징을 분석하는 작업은 ‘자본주의 다양성’ 이론의 접근법에 따라 생산체제, 노동체제, 복지체제로 제도적 영역을 구분하여 진행하고 정치영역에서 한국적 민주주의제도의 특징을 분석하는 작업과 연계하여 한국사회에서 갈등이 심화․확대되는 제도적 요인을 규명한다. 이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양 제도 각각의 영역에서 사회통합적 모델을 수립한 후 양쪽 영역에서 일종의 제도적 친화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국형 대안 거버넌스 모델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