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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모델의 탐색: 한국경제와 사회의 핵심과제에 대한 현실진단과 분석 - 유정식 연세대학교(원주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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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0 ~ 2015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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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목적 및 배경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와 같이 빨간 색 옷을 입고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응원전을 펼친 것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열정적이면서도 질서를 지키고, 애국심에 호소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도 그러한 행동이 자발적인 즐거움과 연결되어 거대한 용광로처럼 사람들의 에너지가 국민전체에 융해되어 활활 타오르는 광경은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갖는 이러한 신명에 기초한 대동단결의 모습은 IMF 위기시 금모으기 운동으로 나타난 바 있고 이 역시 외국 언론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은 흔히 “Dynamic Korea"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반드시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연예인의 병역문제 등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일방적인 진실만을 가지고 여론이 쏠리는 인터넷을 통한 무자비한 인신공격, 초중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따 문제, 외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성형, 다이어트 광풍, 학교 성적과 시험에 대한 광적인 집착, 지역 논쟁이나 이념 논쟁에서와 같이 사람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무자비한 낙인찍기, 출세 및 성공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잣대 등 중심 없이 여론에 휩쓸리는 현상도 우리는 흔히 관찰한다. 이러한 부정적이고 시류에 따라 흔들리면서 강력한 에너지가 발현되는 현상은 흔히 속칭 냄비 근성으로 설명되어 왔다.

 

 한국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타고난 신명과 때때로 나타나는 극단적인 배타적 속성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과 부정적이고 전근대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외견상의 근대가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나타낸다면내용적인 전근대성은 정체성을 대변한다. 거시적인 사회경제와 미시적인 개인이 모두 이러한 이중성이나 모순을 겪고 있다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한국사회는 역동적 균형과 정체적 균형 사이를 왕복하면서 수시로 혼란을 겪고 있다. 중간에 놓여 양자를 매개하고 완충해 왔던 존재가 한국사회에 고유한 다양한 집단들과 엘리트층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서양의 사회이론이나 경제이론에 의하면 윤리나 도덕, 그리고 정부의 개입과 법, 혹은 개인들의 합리성이 이런 혼란을 제어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들 양자를 매개하고 완충하는 존재가 집단과 엘리트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동전의 양 측면을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키워드로 설정하고 한국사회의 고유한 속성에 따라 나타나는 한국적 상황을 통칭하여 한국형 모델 (Korean Model)로 칭한다. 이러한 한국형 모델이 한국사회의 경제에, 어떤 메카니즘을 통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분석함으로써 모델의 정형성을 탐구하는 것이 본 연구의 소형과제의 출발점이다. 

 

 사실 한국형 모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되어 왔다. 전후 개발도상국 중에서 한국만큼 경제성장과 민주제도의 정착이라는 양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첨단기술을 가지고 세계적인 기술전쟁에서 선두의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평화적으로 이룩하였고 민주적인 절차나 전통을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인류역사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이며 이러한 모형의 일반화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외형적으로 보면 가장 성공적인 국가에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주어진 삶이 매우 어렵고 힘들다는 점, 그리고 행복감보다는 불행과 아픔이 많다 (: 자살률 1)는 점이 본 연구진이 지 주제에 뛰어들게 한 동인이었다. 우리가 만들어온 소위 한국형 모델은 과연 성공적인가? 성공적이라면 어떠한 면이 그러했는가?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좌절을 느끼고 비정상적인 과열경쟁이나 배타성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현상들은 상호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한국형 모델의 특징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진척이 된다면 한국형 모델에 대한 이론 모형의 정립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생생산 한국형 모델의 특징을 어떤 방식으로 이론화할 것인가? 기존에 나와 있는 한국형 모델과 관련한 논의들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이론적 해명과제는 무엇인가? 이론모형을 나름대로 정립할 수 있다면 한국사회의 핵심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의 모색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사회의 핵심과제에서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어떤 과제에 먼저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소위 triggering mechanism)? 기존에 나온 각종 대안, 예컨대 사회적 기업, 미소금융, 각종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문제를 다룰 때 어떤 점에 보다 관심을 두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 이는 한국사회의 고유한 특징들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 등의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


  2.1 정형화된 사실

 

 위에서 제기한 의문들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공동연구를 필요로 한다. 한국형 모델이라는 주제는 경제발전과 관련하여 동아시아 모델(East Asian Model)의 일부분으로서 일부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예컨대 Amsden, 1989) 일반적인 경제발전모델에엇는 다루기 힘든 한국사회의 저변에 깔린 구조적이고 전통적인 문제들과 연계하여 총체적인 모습으로 접근하여 다룬 연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형 모델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한 중점 탐색과제를 모색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한국사회와 경제의 핵심과제를 추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기로 한다. 이러한 과제들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평범한 한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과 불행에 영향을 주는 핵심적인 문제들을 추출하면 얻을 수 있다. 우리 연구팀은 오랜 기간의 토의를 거쳐 다음과 같은 현실문제들을 핵심과제를 추출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설정하였다.

 

<정형화된 사실 1 : 사회> 한국의 평범한 시민들에게 가장 큰 현실적인 고민은 교육이다.

 한국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유별난 관심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기러기 아빠,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과외열풍과 과대한 사교육비학교성적 특히 석차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이에 따라 발생하는 청소년들의 정서적 불안 (청소년 자살, 왕따), 대학서열화와 출신대학에 따른 신분화 및 평생 낙인 등 교육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은 한국사회를 논의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제이다.

 

<정형화된 사실 2 : 경제> 자본주의에 대한 관점이 일관성이 없다

 한국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체질화되어 있지 못하며 공동체적 제약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내면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성공여부에 따라 다른 사람을 평가한다. 정확히는 일률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이웃, 사귀고 싶은 대상의 서열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것이 매우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즉 다양성이 없으며 설령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더라도 현실에서 적응하기 힘들다. 예컨대 자식이 친구를 데려오는 경우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인가에 대한 대답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삼성, ‘박정희 모델등에 대한 상반된 평가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정형화된 사실 3 : 정치> 정치적 참여가 기형적인 모습을 갖는다

 자기이해관계에는 매우 적극적인 형태로 관여 (비공식적 voice mechanism을 통해)하지만 공식적인 정치적 기구 (정당참여-투표)를 통한 참여의 기반이 미약하다. 이러한 모습에서 세대차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를 좋아하는 세대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한 정치적 참여에는 왜 소극적인가?

 

<정형화된 사실 4 : 전반> 실패에 대한 사회적 낙인 (social stigma)이 강하게 작동한다

 초중등교육에서 우열반을 통한 학습성과를 향상시키는 방안이 어려운 이유, 현실적인 필요성에서 제기된 고교등급제의 문제대학입시를 집안의 사활문제로 인식하는 이유 등을 생각해 보면 배경에 실패자에 대한 낙인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한국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실패의 경험이 아니라 실패에 따라 나타나는 사회적 낙인이다. 교육이 마치 전쟁처럼 다뤄지는 상황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학벌문제도 결국사회적 낙인의 문제이며 부모의 교육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사회적 낙인을 피하려는 필사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이러한 단순한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일과성 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왜 사회적 낙인이 되었을까? 그 배후에 존재하는 것은 결국 패배자 (Loser)는 인격적으로 존중 받고 살기 어렵다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합의이다. 즉 한국사회는 자본주의의 냉혹성이 그대로 발현되고 있는 사회, 경쟁을 보완하는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사회이며 본능적으로 이러한 위험을 부모는 감지 (역사적 존재로서의 한국인)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자본주의를 부정하려는 의식은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2.2 단계별 연구내용과 방법

 

2.2.1 1단계: 소형과제 <한국형 모델의 탐색: 한국경제와 사회의 핵심과제에 대한 현실진단과 분석>

 

위의 관찰을 배경으로 한국사회에서의 핵심과제를 다음과 같은 핵심 의문들(Key Questions)을 통해 추출한다.

 

1) 학벌/학연은 한국형 모델의 성공과 좌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학연이나 학벌은 기회의 균등과 능력주의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가장 근대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가정-교육-집단공동체를 통해 집단주의적 이해관계를 드러내는 가장 원초적인 모형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학연과 학벌은 가장 모순적인 근대와 전근대의 결합이다. 학연에 기초한 지대추구가 치열한 경쟁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독점이나 전통적인 의미의 기득권이 아니라 경쟁과 독점의 결합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학벌/학연이 한국의 근대화/산업화 및 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총체적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2) 한국 사회 엘리트는 한국형 모델의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한국사회에서는 시장에서의 더 많은 임금보다 조직 내의 더 높은 직위나 지위재(positional goods)가 보다 확실한 출세의 지표이다이는 절대적인 수준의 소득이 상승하더라도 상대적인 위치가 낮아지거나 변동이 없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학교에서의 석차, 대학의 서열, 그리고 조직 내의 견고한 위계 등이 이에 부합된다. 이런 권위적인 위계로 인해 조직의 수장(首長)이 막강한 권력을 지니는 것이 기업을 위시한 한국의 거의 모든 조직이 보여주는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의 특징이다. 이는

기업의 회장(會長)이나 사장(社長), 학교의 교장(校長)이나 총장(總長), 가정에서 가장(家長)으로 표현되며 장남(長男)이나 좌장(座長)과 통한다. 이에 따라 한국사회의 각종 조직의 수장, 또는 보다 일반화하여 사회 엘리트 계층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수급되고 있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성공적인 에너지가 발현되었던 과거 사례, 예컨대 새마을 운동의 경로창출 (path-creation)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고 박정희 대통령이 삼성의 성과와 한국의 경제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얼마나 끼쳤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이다.

 

3) 한국사회에서는 누가 패자(loser) 인가? 왜 패자(loser)에 대한 낙인(stigma)찍기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가?

  이는 한국형 모델의 성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높은 서열이나 직위에 대한 추구는 한국사회 경쟁의 양상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서열이나 직위는 어느 조직, 집단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집단주의적 속성을 갖는다. 집단이 중요하다는 것은 허쉬만(Hirschman)의 표현을 빌면 이탈(exit)보다 발언(voice)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경쟁은 집단주의적 속성 때문에 경쟁의 목표가 삶이나 앎과 같은 내적인 충일과 무관하게 타인과의 비교나 서열에 주어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이유로 한국인은 자신과 비교되는 타인, 보다 정확하게, 타인이 가진 것이나 타인의 외모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서열이나 비교가 중요하다면 성공과 실패는 서열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서열의 낮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패자(loser)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패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다양한 형태로 서열이 존재하는데 어떤 서열이 낮은 사람을 패자로 부르게 되는가? 그러한 서열이 왜 다른 서열보다 더 중요할까? 그러한 서열에 의한 차별이 왜 그토록 오래 지속되는가? 이러한 패자에 대한 낙인은 한국사회의 성장과정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우리의 세 번째 질문들은 이 점에 모아진다.

 

4)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왜 불행한가?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적인 행복 수준은 OECD 30개국 회원국 중 25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행복 수준은 경제적 요인자립형평성건강사회적 연대환경주관적 생활만족도 등 7개 분야 총 26개 지표를 활용해 측정되었는데, 한국의 경우 서구 선진국에 비해 특히 형평성과 사회연대성 등 사회통합적 측면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윤강재김계연 2010).

 

 경제성장의 궁극적 목적이 삶의 질을 제고하고 구성원들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전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왜 행복하지 않을까? 보다 일반화하여 경제성장과 행복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한국인들은 실제로 어떨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연고주의나 서열, 학벌 등 우리 사회의 자원배분 및 경제활동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규칙이나 제도들은 한국인들의 행복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행복한 관계를 매개해 줄 규칙이나 제도의 구성요소들은 무엇인가? 이들 규칙이나 제도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경제주체들의 공유신념 속에 뿌리내릴 수 있는가? 등이 우리의 네 번째 질문이다. 기존 연구성과들에 대한 문헌연구 및 경제주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방법 등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시도한다.

 

 

2.2.2. 2단계: 중형과제 <한국형 모델의 이론적 정립 새로운 발전모형의 제시>


  중형 및 대형과제는 위의 소형과제가 효과적으로 수행되면 후속단계의 연구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한국사회의 핵심과제를 분석함으로써 한국형 모델의 전형적인 특징에 대한 연구성과가 축적되면 다음 단계로 한국형 모델에 대한 이론적 모형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의문사항 (key question) 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한다.

 

1) 한국형 모델에 대한 기존 문헌의 평가는 어떠한가?

 한국형 모델, 좀 더 정확하게 말해 한국경제발전모델과 관련한 기존의 문헌을 조사 검토하고 핵심적인 쟁점사항을 추출한다특히 소위 말하는 박정희 모델의 성과와 좌절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2) 소형과제의 연구를 통해 추출된 한국사회의 핵심과제로 볼 때 한국형 모델은 어떻게 일반화될 수 있는가?

 한국형 모델에 대한 논의는 주로 서구의 경제발전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적 현실과제를 보다 치밀하게 고민하고 연구하여 한국 학자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제시된 모형은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한국형 모델은 앞에서 언급한 동전의 양 측면”, 즉 월드컵 응원이나 금 모으기 운동으로 대표되는 긍정적 에너지와 왕따로 대표되는 부정적 에너지를 동시에 포괄하여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자본주의 태동기에 대해 보다 세심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예컨대 새마을 운동,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한국재벌의 성과와 문제 등에 대한 전반적 고찰이 여기에 해당한다.

 

3) 한국형 모델을 어떻게 정형화하여 교육할 것인가?

 최근 한국의 발전사례가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면서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젊은 지도자들이 한국을 배우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교육모형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중형단계에서는 표준화된 교육모형을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며 이를 경제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

 

 

2.2.3. 3단계: 대형과제 <한국형 모델의 미래 - 새로운 대안의 모색> 

 

 중형과제에서 이루어진 이론적 모형의 재정립을 통해 한국사회의 핵심과제로 제시된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 단계의 기본 목표이다. 이러한 새로운 대안의 모색은 기본적으로 Dynamic Korea 로 상징되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추출해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도해 내는 것을 방향으로 한다.

 

 먼저 상대적 빈곤 및 양극화의 문제와 관련하여 해결하기 위한 대안들로 제시된 사회적 기업, 미소금융, 생산적 복지 등에 대해 한국형 모델의 특징을 충분히 감안하여 분석한다. 또한 한국형 모델의 장기방향성과 관련하여 기존 모형, 특히 영미자본주의,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와 비교 연구하며 저출산 문제 등 장기적 과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한국형 모델이 행복한 국민을 낳을 수 있도록 하는 경로창출 방안을 제시한다. 경제발전의 궁극적 목표인 국민의 행복에 한국형 모델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형 모델의 역사적 좌표와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한국형 모델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이를 개발도상국의 발전 패러다임으로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