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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풀니스의 영역효과: 라이프 사이언스로서 마인드풀니스의 모형개발과 검증 - 김완석 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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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1 ~ 2016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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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목적 및 배경

 

 일반적으로 우연(偶然)이란 어떤 사건이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날 때 쓰이는 말이다. , 미리 의도하거나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 발생하거나 어떻게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이 우연히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주게 되거나, 혹은 우연한 만남 이후에 어떤 사람과의 특별해진 인연에 대해 언급할 때 우리는 그 사건을 특별한 일로 기억하게 된다. 심지어 당시에는 몰랐지만 현재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연적 사건의 의미는 예로부터 노래가사와 시·소설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화에서도 중요한 테마로 다뤄져왔다.

 수많은 실제 일화에서도 우연적 사건들은 유명한 위인들로 하여금 역사적·과학적 발견들을 하게 해주었다. 널리 알려진 예로 아이작 뉴튼은 우연히 자신의 곁에 수직으로 떨어진 사과나무 열매를 보며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아르키메데스는 자신이 욕조에 들어가자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기하학적 체적을 계산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이러한 일화들은 우연적 발견이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과학연구를 이끌어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무수한 자기계발서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는 모토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는 방법으로 우연적 사건의 긍정적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이다.

개인이 통제하지 못하는 외부의 영향으로서 예기치 않은 사건을 지칭하는 말로는 우연(Happenstance) 외에도(Mitchells, Levin, & Krumboltz, 1999, pp. 115-123), 계획되지 않은 사건(Unplanned Events) 또는 기회(Chance), 행운(Serendipity) 등이 있다(손은령, 2009, p. 387). 이중 우연과 계획되지 않은 사건이 긍정적·부정적 의미를 모두 내포하는 중립적 단어라면, 나머지는 개인이 그 사건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 일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연적 사건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심리과학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인간의 심리 현상과 행동이 주로 신의 의지에 의해 비롯된다는 입장과 함께, 우연에 의해서도 일어난다는 입장으로 설명하였다(Betsworth, & Hanson, 1996, pp. 91-98). 이후 과학적 연구방법을 통해서도 우연적 사건(happenstance events)을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중 하나로 고려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으로 '우연적 사건'이 개인의 삶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이다(Williams et al, 1998, pp. 379-389). 특히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 중의 하나인 진로 및 직업 선택과 관련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인 학자로는 사회심리학자인 Bandura를 들 수 있다. Bandura(1982, pp. 747-755)는 개인의 합리적 선택을 강조하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기회(chance)를 얻는 것이 인간의 삶의 경로를 형성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한다고 언급하면서, 이 때 일어나는 우연적 사건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 어떤 우연적 사건은 가볍게 지나가는 반면에 어떤 우연적 사건은 그 사람의 인생에 전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Williams (1998, pp. 380-388)은 유망한 상담심리 전공 여성 13명을 인터뷰하여 우연적 사건이 개인의 직업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우연적 사건은 참여 여성들의 직업 경로(path)를 변화시키거나 자아개념을 바꿀 정도로 개인 삶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Bright, PryorHarpahm(2005, pp. 561-576)는 계획되지 않은 우연적 사건이 진로행동 결정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였으며, Mitchell, LevinKumboltz(1999, pp. 116-117)는 진로결정 및 이행과정에서의 우연 또는 기회 활용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우연이론(Happenstance Theory)을 제시하였다. 이외에도 PryorBright(2003, pp. 12-20)는 물리학의 혼돈이론(Chaos Theory)을 진로발달에 적용시켜, 복잡하고 역동적인 체제 속의 개인이 타인 또는 세상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진로의 확산적 영향력에 주목하였다.

 우연적 사건이 불러일으키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외국의 현실과는 다르게, 국내의 경우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우연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몇 안되는 국내 연구 중, 손은령(2009, p. 387)은 진로 선택 및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우연적 사건의 의미를 언급하면서 우연적 사건의 발생에 관심을 두는 관점을 내용중심적 관점이라고 한다면, 개인의 적극적인 행위를 강조하는 관점은 과정중심적 관점이라고 정의하였다. 논문에 따르면 Borg, BrightPryor(2006, pp. 54-59)의 연구는 승진과 같은 긍정적인 사건과 교통사고와 같은 부정적인 사건을 모두 우연적 사건에 포함시켜 그 영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내용중심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우연한 사건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과정중심적 관점은 가치지향적 또는 행동지향적 접근으로, 계획되지 않은 사건이 개인의 삶의 미치는 결과적 영향에 주목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중시한다. 이러한 가치지향적 관점으로 우연의 역할을 살펴본 Mitchell, LevinKrumboltz(1999, pp. 115-123)의 연구는, 애초에는 계획되지 않았던 우연적 사건이 결과적으로 개인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대상자들의 삶을 전환시킨 우연적 기회(chance)를 연구한 그들은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고(inevitable), 때로는 필요하다(desirable)고까지 하였다. , 우연적 사건이 배움의 기회(opportunity)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생설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간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지니는 능동성을 고려하여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건에 대한 개인의 인식 또는 태도를 수용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인생설계의 유연성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연구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직업선택에서 우연적 사건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우연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진로 분야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생활 영역에 있어서 우연적 사건이나 예기치 않았던 기회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연의 중대한 역할에 비하여, 앞서 볼 수 있었듯이 진로·취업상담 분야를 제외하고는 우연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연적 사건에 대응하는 인간의 다양한 반응 양상과 그 이면에 내재하고 있는 인간의 심리내적특성 및 기재를 살펴본 후, 우연적 사건으로 인해 한 개인의 삶뿐만이 아닌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해보고자 한다.

 외부의 우연적 사건이 한 개인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연적 사건에 반응하는 개인의 심리내적인 기재, 즉 인지·정서·행동적 양상을 파악하고 그 반응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분석해야할 것이다. 우리는 매 순간 외부 자극이나 사건에 대해 반응하여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내리면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물론 이러한 선택은 매우 자동적이거나 반대로 계획적인 선택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당시의 결정이 순간의 상황에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여 지나간 경험이나 선택에 대해서는 가볍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이 미국에 거대한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 이론을 통해서도 예측해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쉽게 간과했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한 개인의 삶이나 국가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외국인을 만난 경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혹은 길에서 돈을 발견했을 때 그 돈을 경찰서에 가져다주었는지 아니면 그냥 두고 갔는지, 처음으로 거짓말했을 때 부모님께 혼이 났는지 그냥 넘어갔는지 등과 같은 매우 사소한 일상의 경험이라고 여겼던 사건들이 어떤 면에서는 그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어떠한 우연적 외부 사건이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횡단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종단적인 접근을 통해 연구해 보아야 한다. 그 당시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하나의 사건이나 경험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삶의 방향이나 가치관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기에 우연적 사건의 영향력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적 접근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그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방법을 통해 우연적 사건이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고 그에 대응하는 개인의 지각 및 반응과 그 반응의 기저에 있는 심리내적인 특성을 파악하여 우연적 사건을 성장의 기회로 승화시킴으로써 한국인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 또한 개개인의 인지적 지각과 정서 상태 등의 반응이 모여 집단 문화와 사회적 태도가 형성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우연적 사건이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다학제적·다차원적 접근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

 

  (1) 연구내용

 

1) 우연적 사건에 대한 인지적 지각

 

 특정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기대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이것은 예상했던 상황에 비해 사람들에게 많은 주의를 요구한다(Roseman, 1984, pp. 15-18). 따라서 우연히 발생한 사건의 인식 가능성은 사건에 대한 인간의 인지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이수정, 유재호, 2000, pp. 140-142). 흔히 우연이라고 불리는 사건들은 예상 밖의 것들로 일반적인 생활사건에 비해 인간의 주의력을 자극하며 인지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설재욱, 손영우, 박수애, 2005, pp. 80-83). 또한 인간은 특정한 사건과 마주치면 이 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인과관계를 찾는 경향이 있다(Seligman, Abramson, Semmel, & von Baeyer, Weiner, 1986, pp. 84-87). 타인의 내면이나 환경의 기질을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인간은 외현적인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인과관계를 찾게 된다. 인과관계를 찾는 것은 결국 인간의 지각 방식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귀인이라 하는데, Kelly(1967, pp.193-195)는 귀인을 타인 행동의 원인을 추리하거나 환경 내에 있는 실체의 기질적인 특성을 지각하여 추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우연적 사건에 대한 지각자(知覺者)의 인지 양식, 귀인 유형, 그리고 실패 또는 성공 경험의 여부에 따라 이러한 귀인 양식과 인지적 반응이 달라지게 된다.

 먼저 우연적 사건은 지각자의 인지 양식에 대한 귀인 양식과 반응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즉 우연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부정적인 인지 양식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사건을 자신과 관련시키고, 이를 다른 상황까지 확장시켜 생각하거나 사건을 지속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박경, 2006 , pp. 328-330). 따라서 우연적 사건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역기능적인 귀인 양식은 우울과 불안 등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증상을 초래하는 반면, 사건에 대해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인지 양식을 가지고 반응하는 경우에는 우연적 사건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현균, 원호택, 1991, pp. 269-271). 또한 우연적 사건에 노출 되었을 때 인간은 귀인 유형을 달리한다. , 내부 귀인하거나 외부 귀인함으로써 우연한 사건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부 귀인을 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은 지적 활동을 즐기기 때문에 우연적 사건이 야기하는 문제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결과를 보여주며(Lao, 1970, pp. 263-266), 그 이유는 이들이 사건이나 행동과 관련된 자극과 정보에 민감하여 주어진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Ducette & Wolk, 1973, pp. 420-426). 이에 반해 우연적 사건에 대해 외부 귀인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사건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타인이나 우연, 운명의 탓으로 전가하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Roueche & Mink, 1976, pp. 40-43). 이렇게 외부 귀인을 하는 경우에는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주의집중도 내부 귀인을 하는 경우보다 부족한 결과를 보인다(Lefcourt, 1982, pp. 232-238).

 우연적 사건이 인간에게 성공 또는 실패 경험으로 주어질 때 이에 대한 인지적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성공과 실패 역시 인간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떠한 우연적 사건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인지적 반응과 귀인 경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Weiner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귀인 경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지각자의 귀인은 성공을 경험했을 경우에는 자아고양적 귀인을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Miller & Ross, 1975, pp. 213-216), 회사 조직의 성과에 있어서 좋은 성과는 안정적내부적통제 가능한 요인에 귀인 하는 양상을 보였다(Bettman & Barton, 1983, pp. 163-170). 성공이란 사건을 이와 같이 귀인함에 따라 인간은 성공 후 느끼는 성취감을 최대화시키는 결과를 도출한다(오영환, 1989, pp. 164-177). 이러한 사실은 남녀 모두 성공은 내부 귀인을 한다는 연구로 뒷받침될 수 있다(Deaux, 1979, pp. 571-575). 반대로 실패 사건을 경험했을 때에는 자기방어적인 귀인 경향을 보이고(Weiner, 1974, pp. 127-134), 나쁜 성과는 외부적불안정적통제 불가능 요인에 귀인한다는 결과가 있다(Bettman & Barton, 1983, pp. 163-170). 실패 후에 겪는 수치감 역시 내부 귀인을 했을 때 최대화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인간은 이러한 수치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패 사건에 대해 외부 귀인으로 반응하는 것이다(오영환, 1989, pp. 164-177). 이러한 귀인 경향은 주어진 우연한 사건에 대한 기대 수준과 정서를 다르게 만든다. 그 결과, 차후 발생하게 되는 우연적 사건에 대한 인간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행동의 속도 및 질 역시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Weiner, 1974, pp. 127-134).

 

 

2) 우연적 사건에 대한 정서적 반응

 

 정서는 인지 및 동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행동을 활성화시키고 적응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홍창희, 2004, p. 772). 또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지와 정서의 상호 작용 속에서 함께 영향을 받으므로(손지영, 2003, p. 97), 정서는 우연적 사건이 발생 시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Tomkins(1981, pp. 308-309)가 정서 자체의 독립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한 이래, 지난 20여 년 간 정서에 대한 연구들이 활성화 되었다(홍창희, 2004, p.772). Rusell 등이 주장한 정서의 차원이론(dimensional theory of emotion)에서 살펴보면, 우연적 사건은 그 자체로 직접적인 정서 경험을 발생시키기보다는 정서와 인지의 상호 작용 속에서 함께 영향을 준다(Rusell, 1980, p. 1177). 이 이론에서 개별 정서는 소수의 차원(혹은 성분)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것이며, 비정서적인 성분들이 환경과 유기체의 상호 작용 속에서 정서로 형성되어 나간다고 주장한다(박인조, 민경환, 2005, p. 111). , 우연적인 사건을 만났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내적인 해석 체계에 따라 쾌 정서와 각성 정서로 반응하게 되고, 이것의 조합으로 기쁜, 슬픈, 졸린, 우울한 등의 다양한 정서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홍창희, 2003, p. 6-7).

 여기서 우리가 의존하는 정보 또는 우연한 사건 그 자체는 직접적으로 정서경험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정보 또는 우연적 사건은 해석을 통해 내적으로 또는 정서적인 상태로 범주화되어 의미가 있게 된다(Rusell, 1980, p. 1177). Lazarus(1991) 는 우연적 사건을 만났을 때, 정서의 경험은 주로 인지적 평가(cognitive appraisal)로 인해 생겨난다고 하였다. Lazarus(1991)에 따르면, 사람들은 목표 또는 동기·가치관을 가지고 우연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평가가 이뤄지며, 정서를 경험하고, 그 이후에 대처행동을 하게 된다. 이를 Lazarus정서의 인지-동기-관계 이론’(cognitive-motivational-relational theory of emotions)으로 설명하였다. 이 이론에서는 사건에 대한 평가가 목표 관련성(goal relevance), 목표 합치성(goal congrence)의 요소에 따라 달라지며, 그로 인해 정서경험이 나타난다고 한다(민경환, 2002, pp. 171-172). 그 밖에도 James-Lange이론에 따르면, 우연적 사건이 나타날 때, 그에 따른 신체 변화를 인식함으로써 정서를 경험한다고 한다. Schachter-Singer 이론에서는 우연적 사건을 경험할 때, 신체 변화(생리적 각성)뿐만 아니라 인지적 단서의 두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정서적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앞선 연구 결과들에서 나타나듯이 우연적 사건이 가져오게 되는 정서적 반응을 연구할 때, 개인의 내적 인지 체계 및 가치관과 신체 변화, 표정, 외부 환경의 영향 등의 여러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정서 경험에 대한 연구는 쾌 정서와 각성 정서, 또는 정적 정서와 부적 정서 차원으로 나누어진다(Larsen & Diener, 1992, pp. 26-27). 또한 정서 구조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정적 정서와 부적 정서 모델(positive affect, negative affect model)이다(홍창희, 2004, p.772). 최근에는 사회적 기능화, 문제행동, 의사 결정 등의 여러 영역에서 정서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가 사고 및 행동의 수준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제기되고 있다(Fredrickson, 1998, pp. 303-305).

 우연한 사건을 접했을 때, 긍정적 정서 상태는 사고를 독특하고 유연하게 만들어(Isen, et al., 1985, p. 297) 보다 창의적이고 포괄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Isen, et al., 1991, pp. 221-222). 이는 한 개인이 우연적 사건을 접했을 때, 그것을 기회(chance)로 인식하고 위기 또한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연한 사건을 경험할 때, 긍정적 정서는 낙관적인 관점·열정과도 관련되어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게 한다(Weiss & Cropanzano, 1996, p. 37). 또한 개인이 긍정적 기분을 느낄수록 조직 시민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되고(Judge, Scott, Ilies, 2006, p. 132),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높아지며, 생산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민수, 김수희, 2008, p. 1-26), 한편, 우연한 사건을 만났을 때, 부정적 정서는 비합리적 의사 결정이나 역기능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우연적 사건과 상황에 처했을 때 과장된 정서적 예측은 때로는 어떤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 사건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고 걱정하여 최적 선택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Wilson and Gilbert, 2005, p. 132). 또한 공격적 아동에게 우연적 상황이 주어졌을 때, 공격적 아동이 지닌 높은 정서적 각성 상태는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며, 의도 혹은 단서 해석의 정확성을 손상시고 또래에게 적대적인 의도를 더 귀인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손지영, 2003, p. 97). 그러므로 우연에 관한 연구는 삶에서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선택과 결정을 돕고, 개인의 문제 행동 감소를 위한 개입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우연적 상황 또는 사건에서 정서 억제를 많이 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아 존중감이 낮고 주관적 안녕감 수준도 낮았다는 미국의 연구와 달리, 한국의 경우, 정서 억제의 부정적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이은경, 서은국, Chu, Kim, Sherman, 2009, p. 134). 이는 한국 사회에서의 개인은 사회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서(Markus, Kitayama, 1991, p. 238) 한국의 문화에서는 관계의 조화를 위해 강한 내적 표현을 자제하는 것이 장려되기 때문이다(이은경, 서은국, Chu, Kim, Sherman, 2009, p. 133). 그러므로 한국 사회에서의 긍정적·부정적 정서의 정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우연적 사건이나 자극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정서의 반응이 미치는 결과에 대한 한국의 문화적 독특성을 반영한 연구가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어떠한 자극이나 우연적 사건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부정적 정서는 정서 조절과도 연관이 있다. 정서 조절이란 강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정서와 관련된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고, 강한 정서가 유도되는 생리적 각성을 진정시키며, 주의를 재집중하고, 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위를 조절하는 것(욕구만족을 지연시키거나 충동을 조절하는 것)이다(GottmanKatz, 1989, p. 375). 효과적 정서 조절이란 정서적으로 각성되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전략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다(Thomson, 1994, pp. 33-38). 우연적 사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정서를 지닌 사람들의 경우, 정서 조절을 매개로 하여 폭식 행동에 영향을 받게 된다(이미현, 채규만, 2009, p. 259). 우연적 상황이나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쓰이는 인지적 및 체험적 방략을 사용하면 우울이나 불안 증상의 감소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이지영, 권석만, 2010, p. 110). 또한, 공격성에 관한 손지영(2003, p. 96) 연구에서는 우연적 사건에 대한 정서 조절 능력에서의 결함은 공격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환(2002, pp. 176-177)의 연구에서는 우연적 사건 또는 상황이 가져오는 네 가지 부적 정서(분노, 슬픔, 불안, 부끄러움)에 따라 효과적인 정서 조절 양식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연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 개인 또는 한 집단이 지닌 정서 조절의 정도와 종류에 따라서 개인 또는 개인이 속한 사회의 반응은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문화 내에서의 정서 조절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이은경, 서은국, Chu, Kim, Sherman, 2009 pp. 131-136)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바이다.

 

 

3) 우연적 사건에 대한 행동적 대처

 

 우연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인간은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감소하고 정서적 부담이나 불안정을 점진적으로 감속시켜 문제해결에 접근시키고 현실파악을 도와 정서적 안정으로 복귀시켜주려는 행동적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적 반응을 흔히 대처행동이라고 한다(Pearlin, 1978, p. 2). 또한 이러한 우연적 사건에 대한 대처행동은 우연적 사건의 특성 및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행동반응을 보임으로써 이러한 행동반응은 개인의 심리적 안녕 및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Aldwin, 1993, p. 4).

 먼저, 우연적 사건이 인간한테 주어질 때, 그 사건의 특성에 따라 인간의 반응이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만약 그 우연적 사건이 통제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 문제에 직면하여 적극적으로 해결을 모색하는 문제 중심적 대처반응이 문제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정서 상태를 완화하려는 정서 중심적 대처반응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만약 그 우연적 사건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이면 오히려 정서 중심적 대처반응이 더 적응적인 양식이라고 제안하였다(Forsythe & Compas, 1987, p. 473). 한성열, 허태균, 김동직, 채정민(2001, p. 134)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우연적 사건을 내적-외적, 일시-영구, 개인-대인관계의 3차원으로 분류해서 행동반응과 심리적 적응과의 관계를 알아본 결과, 그 사건이 일시적으로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사건이면 인지적, 정서적 대처보다 행동적인 대처가 더 적응적인 심리적 상태와 관련이 있는 반면, 사건의 영향이 영속적인 것이면, 접근적 대처양식이 더 적응적인 심리상태와 관련이 있으며 또한 이러한 적응과 관련된 행동반응은 낮은 우울도와 상관이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연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의 특성에 따라 더 신속한 적응을 도모하는 행동반응을 제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우연적 사건은 그 사건을 경험하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른 행동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특정한 우연적 사건(: 실직, 사업실패, 사망 등)에 대해 성별에 따라 다른 행동적 반응을 보이는 연구에서는 여성은 위협을 부인하거나 최소화하려는 인지적 시도와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회피하거나 혹은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행동적 시도를 포함한 행동반응을 보이는 반면, 남성은 문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적 원인에 외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으로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숙달하려는 문제 중심적 대처(행동)을 취한다고 하였다(김명자, 1990, p. 214). 또한 성격에 따라 우연적사건과 마주칠 때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문제 중심적 대처 경향 높다고 한다(박장순, 2004, p. 60). 그러나 지금까지 이루어진 개인의 특성에 따른 행동적 반응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우연적 사건의 특성과 상관없이 문제해결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이 정서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적응적이며(Endler & Parker, 1990, p. 844), 적극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이 소극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적응적이고(Littrell & Beck, 2001, pp. 26-27), 접근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이 회피적 대처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적응적이라고 주장하였다(Suls & Fletcher, 1985, p. 249). 따라서 이를 우연적 사건에 적용한다면, 우연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개인의 특성을 고려함으로써 특정 행동반응양식은 그들의 적응을 예측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연적사건에 대처(반응)하는 인간의 반응을 행동적 측면에서의 고찰을 통해, 우연적 사건의 인간 삶에 대한 영향력을 알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는 사람들의 심리·정서적 건강 정도를 간접적으로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 범위 및 방법

 

1) 1차년도

 

. 1차년도 연구방법론: 개념도 방법론

 연구 1차년도에서는 한국인의 우연적 사건에 대한 반응을 인지지각, 정서반응, 행동대처 영역에서 탐색하기 위해 개념도(Concept mapping) 방법론을 사용하고자 한다. 개념도 방법론이란, 질적 자료를 양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방법으로서 연구대상이 경험하는 사건의 구성요소와 잠재요소, 영역 등을 밝히는데 효과적이다(Trochim, 1989, pp. 1-2). William Trochim(1989)가 체계적인 방법을 정리한 이후(Trochim, 1989, pp. 1-16) 개념도 방법론은 프로그램의 기획, 평가 등에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영역으로 그 적용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정찬석, 2004, p. 24). 특히 우연에 대한 연구는 개개인마다 매우 다양한 응답이 나올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연구 대상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질적인 탐색연구의 필요성이 높은 분야이므로, 개념도 방법론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개념도 방법론은 통계적으로 다차원 척도법(MDS: multidimensinal scaling)과 위계적 군집분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한 연구 대상자들의 우연에 대한 경험과 관련한 내용영역(인지, 정서, 행동적 영역에서의 반응)과 관련 영역의 구성요소를 개념도라는 그림이나 지도로 나타내게 된다. 연구자는 개념도에 나타난 범주 영역의 위치와 중요도를 보고 연구대상 의 우연 경험과 관련한 반응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 1차년도 연구대상, 도구 및 연구 분석절차

 념도 방법을 위한 연구대상은 약 20명의 대학원에 재학 중인 남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분석된 우연연구 내용의 중요도 인식과 개인의 역량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를 위해 300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성별비율 및 지역비율을 고려한다. 개념도 방법의 분석을 위해 브레인스토밍으로 참여자가 생성해낸 진술문의 내용을 명료화하여 설문을 구성한다. 생성된 진술문의 중요도와 우연의 구성요소에 대한 중요도를 7점 척도로 표시하는 설문지를 구성하여 측정한다.

 우연에 관한 개념도를 작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는 다섯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최한나, 김삼화, 김창대, 2008, pp. 185-186). 첫째, 아이디어 생성단계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우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한 영역에서 나에게 일어났던 우연한 사건이 있었나요? 그 사건에 관한 나의 생각, 느낌, 행동은 어떠했는지 자유롭게 이야기 해 봅시다.” 등의 질문을 통해 우연한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경험을 이끌어낸다. 둘째, 아이디어 종합단계이다. 브레인스토밍단계에서 모인 내용을 정리하는 단계이다. 중복되는 내용을 빼고 간추린다. 이 작업을 통해, 인지, 정서, 행동영역에서 나온 응답들을 각각 간추려서 개념도 분석에 사용할 최종 내용을 구체화 한다. 셋째, 분류단계이다. 앞서 정리된 대상자들의 생각과 경험 내용을 분류한다. 대상자들은 앞선 단계에서 나온 내용을 직접 구조화된 카드에 기록한다. 그리고 카드를 섞어서, 유사한 내용들끼리 모이지 않게 한 뒤에, 각각의 대상자들은 다시 카드를 유사한 것끼리 분류한다. 그리고 한 범주로 묶인 카드파일에 가장 적합한 명칭을 적게 한다. 넷째, 개념도 분석 단계이다. 분류된 내용에 대하여 다차원 척도분석(MDS : multidimensional scaling)과 카드분류결과를 위계적 군집분석(hierarchical cluster analysis)을 통해 통계적으로 처리한다. 다섯째, 통계적 처리를 거친 내용들의 중요도를 평가한다. 설문지를 통해, 범주화된 내용에 대해 7점 척도로 표시하도록 한다. 분류된 내용에 대하여 다차원 척도분석(MDS : multidimensional scaling)과 카드분류결과를 위계적 군집분석(hierarchical cluster analysis)을 통해 통계적으로 처리한다.

 

2) 2차년도

 

. 2차년도 연구방법론: 내러티브 방법론

 연구 2차년도에서는 내러티브 접근을 통해 개인의 우연적 사건에 대한 의미부여(meaning-making) 형태를 분석하고, 의미부여 형태와 정신건강(심리적 안녕감, 주관적 안녕감)과의 관련성을 파악한다. 1차년도 연구를 통하여 분석된 우연 경험의 인지지각, 정서반응, 행동대처 영역에서의 지각, 반응, 대처의 내용에 따라서 우연 경험의 의미부여(meaning-making)는 개인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인지 양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서적으로도 불안과 우울을 덜 경험하며, 긍정적인 정서 상태가 사고를 유연하게 하여 우연적 사건을 기회(chance)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해결안을 모색하는 문제 중심적 대처반응을 행함으로써 우연적 사건을 위기(crisis)가 아닌 긍정적인 전환(transition)으로 의미부여 하게 된다. 의미부여의 양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서 개인 정신건강 지표인 심리적 안녕감과 주관적 안녕감이 달라지게 된다. 우연적 사건 혹은 만남에 대한 의미부여 형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물이나 사건, 사람이나 사람의 경험을 이론적 틀(theoretical framework)에 의거하여 인식하는 기존의 형식주의(formalism) 탐구방식(김대현, 2006, p. 117)이 아닌 내러티브(narrative) 접근을 사용해야 한다. 내러티브 접근에서는 개인에게 자서전적 역사를 서술하게 하고, 그 안에서 각자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가를 탐구한다. 의미부여의 과정을 살펴보는 내러티브 접근 연구의 예로는 정체성(identity) 연구가 있다. McLean(2005, p. 685)은 청소년에게 현재의 자신이 되기까지 기억해야할 만큼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 경험을 물어보고 이것을 코딩하여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청소년 정체성을 파악하는 연구를 하였다.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경험을 신뢰롭고 타당하게 평가하는 방법들이 최근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내러티브 접근을 통한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 2차년도 연구대상, 도구 및 연구 분석절차

 내러티브 방법을 위한 2차년도 연구대상은 향후 삶에 있어서 취업, 결혼, 전직, 가까운 이의 죽음, 이혼, 경제적 어려움 등의 중요한 우연적 사건 경험을 거칠 대학생으로 한다. 향후 3차년도에서 종단연구로 이어질 것을 대비하여, 탈락률을 20%로 상정하고, 이에 따라 약 250명의 대학생이 본 연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구절차로는 첫째, 연구대상에게 인생의 전환 혹은 위기가 되었던 대표적인 주요 사건에 대한 자신의 사고 및 감정 등의 내용을 기술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우리의 삶에 있어서 누구에게나 우연적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중에서 당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주어 하나의 위기나 전환으로 다가왔던 사건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사건을 경험한 나이와 그 사건의 내용, 즉 당신이 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였고, 어떻게 느꼈으며, 어떻게 대처하였는지를 말해주십시오.”라고 질문한다. 질문은 사건 자체에 대한 서술을 하는 질문(event narrative)과 사건에 대한 의미부여를 묻는 질문(understanding narrative)을 묻는다. 연구대상자의 답변은 녹화 및 녹취하도록 한다. 둘째, 1차년도 연구를 자료로 코딩지표를 만든다. 인지, 정서, 행동적 지각 및 반응과 의미부여 형태의 종류를 기준으로 각각의 표현 정도성을 Likert 척도로 코딩하는 지표를 만든다. 예를 들어, 인지의 경우 내적인 귀인(노력 등)과 외적인 귀인(타인의 도움 등)으로 코딩지표를 만들 수 있다. 우연적 사건이 자신의 노력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우, 그 정도가 매우 낮다는 1점으로 코딩하도록 하고, 매우 높다는 5점으로 코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셋째, 만들어진 코딩지표를 기준으로 연구대상자가 서술한 내용을 코딩하도록 한다. 자료코딩의 신뢰도를 위해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3명의 대학원생 및 전문가가 각각 코딩을 하도록 한다(Pals, 2006, pp.1088-1089). 또한 정신건강은 대표적 측정도구인 심리적 안녕감 척도(Psychological Well-being Scale; Ryff, 1989; 김명소, 2001, p.38), 주관적 안녕감(삶의 만족 척도, The Satisfaction with Life Scale; Diener, Emmons, Larson, & Griffen, 1985, p.72)을 사용하여 측정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내러티브 접근 방법을 통해서 코딩된 자료와 정신건강척도(심리적 안녕감 및 주관적 안녕감)의 관련성을 상관분석을 통하여 파악한다.

 

3) 3차년도

 

. 3차년도 연구방법론: 종단연구방법론

 1·2차년도에 연구된, 개인이 우연적 사건에 반응하는 방식과 심리적 안녕감, 주관적 안녕감, 진로정체감과 같은 현재 상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종단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우연적 사건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형성된 삶에 대한 개인의 현재상태가 이후의 우연적 사건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종단연구는 궁극적으로 우연적 사건이 개인의 전체적인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종단연구방법론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인이 변화하는 과정을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하는 방법이다. 즉 매년 연구 대상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우연적 사건과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조사한 후, 시간에 따른 변인들의 변화 추이와 인간관계(우연적 사건과 개인 특성의 변화)를 분석하는 종단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우연적 사건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 3차년도 연구대상, 도구 및 연구 분석절차

 1·2차년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종단연구의 연구 대상자를 선발하고자 한다. 즉 종단연구의 대상자는 1차년도에서 연구된 우연적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적·정서적·행동적 반응과 2차년도에서 연구된 우연적 사건에 대한 의미부여 양상과 정신건강관계 결과를 바탕으로 설정할 것이다. 예를 들면, 1차년도 연구결과에서는 우연에 대한 반응 특성에 따라서, (1) 내부귀인적 인지적 특성을 가진 사람과 외부귀인적 인지적 특성을 가진 사람(인지적 반응), (2) 각성의 수준이 높은 사람과 각성의 수준이 낮은 사람(정서적 반응), (3) 문제중심 대처전략을 사용하는 사람과 정서적 대처전략을 사용하는 사람(행동적 반응)으로 구분될 수 있다. 또한 2차년도 연구 결과에 따라서는 우연적인 사건, 특히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사건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우연적 사건에 대해서 의미부여를 어떻게 하는 지를 살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차원에서 연구 대상을 선별할 수 있다. 연구도구로는 1차년도에 개념도 분석(concept mapping)을 통해 얻은 7Likert 척도와 2차년도에 사용했던 연구도구(: 심리적안녕감척도)를 사용하여 선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삶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우연적 사건에 반응하는 및 의미부여양상과 현재 상태(: 심리적 안녕감, 주관적 안녕감, 진로정체감)와의 관계를 매년 반복측정하여 그 변화를 살펴볼 것이다. 우연적 사건처럼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사건 발달의 연속성과 변화, 그리고 인생사를 해석하는 데 유용한 내러티브 접근법과 변인들 간의 시간에 걸친 인과관계의 규명과 상호영향력의 비교분석에 효과적인 자기회귀 교차지연 모형(Autoregressive Crosslagged Model)과 잠재성장모형(Latent Growth Model) 등을 적용하여 매년 수집·누적된 자료를 분석할 것이다(홍세희, 유숙경, 2004, pp.381-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