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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맞벌이부부의 일과 삶 - 이승미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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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1 ~ 2017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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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단계 - 박철 교수 연구팀과 연합 (보러가기)

 

 

 

1. 연구목적 및 배경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면서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1990년 27.4%에 불과하 던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2000년에는 35.4%로 늘어났고, 2009년에는 40.1%로 크게 증가하였다(통계청, 2009). 이처럼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증가한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의 증대에 기인한 것 측면이 크 지만, 그 이외에도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정성 심화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부족, 직업환경 불안정으 로 인한 남성생계부양의 1인소득가족의 등의 사회경제적인 배경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맞벌이가구의 증대는 곧 일가정양립의 문제로 연결된다. 기존의 일인소득자 모델에서는 ‘남자는 일, 여자 는 가정’이라는 이분화된 역할구도 속에서 서로 역할을 분담하였지만, 이인소득자모델, 즉 맞벌이가구 모델 에서는 새로운 역할분담구조가 요구되는 것이다. 즉, 일과 가정이라는 두가지 역할을 어떻게 조화롭게 양립 할 것인가가 개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 것이다. 

 

 노동시장의 구조는 맞벌이 모델로 전환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자녀양육을 포함한 가사노동으로 대표되는 가정내 역할구조는 여전히 많은 부분 여성에게 과중되는 불균형한 상황은 결혼과 출산, 돌봄의 인식 및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출산율 저하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09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결과, 맞벌이부부의 가사노동시간이 남편 37분, 부인 3시간20분으로 남녀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통계청, 2010). 이는 아직도 ‘가사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일과 가정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하는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거나 또는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역할과중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여성의 경력단절과 저출산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일가정양립정책이 저출산문제의 근원적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 계획(2011-2015년)에서도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조성을 위해 일가정양립을 사회 각 부문에 확산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과 가정양립 일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육아를 위한 휴가휴직제 도의 확대와 개선, 유연한 근무형태의 확산, 가족친화직장 및 사회환경 조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새로마지 플랜 2015).  

 

 학계에서도 이처럼 저출산문제의 근원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가정양립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일과 가정 영역간의 상 호작용과 전이에 관심을 둔 연구(조희금, 1999; 김영선, 2005; 김영희 외,1992; 김진희, 한경혜, 2002; 김효선, 차운아, 2009; 안은정, 신은종, 2009; 원숙연, 박지원 2009; 유계숙, 2010; 이도화, 정두영, 2010; 이유덕, 송광선, 2009; 이윤석, 2010; 임중경, 고선강, 2010; 정진철, 김성만, 2008; 한경혜, 차승은, 2004)에서는 일과 가정, 가정과 일 사이의 상호작용과 전이를 분석하여 가족역할수행이나 생활만족도, 조직내 갈등과 직무성과 등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둘째, 젠더관점에서 일가정양립을 분석한 연구(강이수, 2007; 김혜경, 2007; 마경희, 2008; 신경아, 2007; 장미경, 2007)에서는 주로 여성의 관점에서 젠더체계를 유형화하고 여성의 일과 가족역할간의 갈등과 이중역할부담 등을 논의하고 있다. 

 

 셋째, 남성의 역할에 초점을 둔 일가정양립연구(이현아, 이기영, 1994; 이숙현, 1997; 이숙현, 서혜영,1999; 한경혜, 1998; 한경혜, 조원지, 2001; 김혜영 외, 2008; 배지혜 외 2002; 송혜림 외, 2010; 정희정, 이기숙, 2008)는 장시간노동, 가부장적 문화속에서 남성이 겪는 일가정양립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일 가족갈등 등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가정양립실태 및 정책에 관련된 연구(곽희경, 2008; 김금수, 2003; 김미경, 2008; 김성희 2009; 문은영, 2010; 박보영, 2006; 박성옥 외, 1995; 박재규, 2007; 박혜인, 1994; 손주영, 2008; 송다영, 2008; 유계숙, 2007; 정영금, 2002, 2004, 2006, 2008, 2009; 정영금, 김희형, 2009; 정지영, 조성은 2008; 조성은 외, 2009; 조영희, 송혜림, 2009; 최은영, 2006, 2008; 홍승아, 2009)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의 일가정양립정책의 실태를 비교분석하거나, 실태분석을 통한 일가정양립정책에 대한 요구 등을 분석 하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주로 일과 가정의 양립과 균형에 초점을 두고 일과 가정 영역의 상호작 용과 전이를 분석하거나 젠더관점으로 여성과 남성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일가 정양립실태 및 정책 연구들은 주로 일가정양립정책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을 제시하거나, 일가정양립 지원 정책의 실태를 국내외적으로 분석하는데 그치고 있어, 사회구조와 맥락에 근거한 한국적 정책모델을 제안 하지는 못하였다. 

 

 이제까지 이루어져왔던 일가정양립에 대한 논의는 ‘일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즉, 일중심 의 사회구조하에서 일가정양립은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별 가족이 그들의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있 는가를 살펴보는 것에 불과했고,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여성들이 담당해왔던 가 정역할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 것인가의 차원에서 남성의 가정내 역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고, 여성의 경우에는 일과 가정이라는 이중역할부담으로 논의를 진행해 온 것이다. 이처럼 일중심의 관점에서 일 가정양립과 균형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는 저출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본 연구에서는 ‘일중심’이 아닌 일과 가정을 동일한 수위로 보는 ‘일가정중심’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자 한다. 그리고 삶의 질 향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과 가정 뿐 아니라 ‘여가’까지 포 괄하는 넓은 의미의 생활, 또는 삶과의 조화를 연구의 지향점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들과 차별성 을 갖는다. 일과 삶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근원해법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는 일과 삶의 주체로서 남녀를 분리하지 않고 부부단위, 가족단위로 접근하고자 한 다. 이러한 부부단위, 가족단위의 접근은 기존연구들과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여성과 남성을 분리하여 젠더관점에서 일가정양립문제를 접근하였는데, 이러한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어떤 협상과 조화의 과정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어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일과 가정의 양립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양육기 맞벌이부부를 대상으로 그들의 일과 삶의 경험을 집중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과 양적연구방법을 병행하 여 일과 삶의 경험과 사회경제적 맥락과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장기 심층면접 및 참여 관찰, FGI 등 질적 연구는 개별가족들이 어떻게 일과 가정, 여가를 나름의 방식으로 균형점을 찾아가며 꾸려나가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생활시간조사와 같은 시간자료를 분석 하는 양적 연구는 전반적인 경향과 추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일-가정양립지원정책을 분석하기 위해 관련 문헌연구도 병행함으로써 다각적인 방법으로 우리사회 가족의 일과 삶의 모습을 분석 하고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연구의 필요성에 근거하여 본 연구팀은 ‘한국사회의 일과 삶 균형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을 연구주제로 하는 장기연구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장기연구과제를 통해 현재 '일중심'의 한국사회를 어떻게 '일/삶의 조화와 균형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연구내용, 범위 및 방법  

 

  (1) 연구내용 및 범위

한국가족에게 있어 일/삶의 문제는 개인과 가족단위의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산업화의 발전에 따른 노동 방식, 즉 일터에 의해 일차적으로 규정되며, 이러한 여건 하에서 가족은 개인·가족·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가정 양립문제가 심각한 자녀양육기 맞벌이가족을 대상으로 ' 한국사회 맞벌이부부의 일과 삶'의 다양한 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는데 그 목표를 둔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과 범위는 다음과 같다.

 

① 양육기 맞벌이부부의 일/삶의 실태 

 양육기 맞벌이부부의 일/삶의 실태를 파악하고 사회구조적 맥락과 연관지어 분석, 이해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일-가족양립관련 정책이나 논의가 시장경제에 진입해 있는 근로자를 중심으로 이루 어지는데 초점을 두어, 기존 논의의 범주를 확장하여 맞벌이부부의 일/삶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려 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팀은 연구대상을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조건부 자활수급대상자, 월별 근로 시간수(60시간 기준)에 따른 시장진입형 근로자, 상시고용근로자, 자영업자로 크게 분류하고자 한다. 이러 한 분류기준을 토대로 일/삶의 문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직업유형이나 노동형태에 관한 연구를 진행 함으로써 연구대상자의 선정을 가장 기본적인 연구문제로 삼고자 한다. 이러한 다양한 유형의 맞벌이부부 를 대상으로 그들의 일과 삶의 경험과 실태를 분석하며, 이와 함께 개별 가족은 어떤 가족자원과 가족전략 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실태분석을 토대로 맞벌이부부의 일과 삶에 관한 한국적 특수성을 발견하고자 하며, 이러한 조망을 통해 한국사회의 일과 삶에 관련된 담론과 지형은 어떠한지 등 을 파악하고자 한다.

 

② 일/가족양립지원을 위한 법·제도 분석

 현재 한국사회는 모성권, 더 나아가 부모권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일-가족양립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일-가족양립지원정책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정책의 현황과 쟁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일-가족양립지원정책이 시장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보험 적용대상을 중심으로 설계됨에 따라 다양한 노동유형의 종사자들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이를 위 해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일-가족양립지원정책의 범주를 넘어서서 일-가족양립이라는 관점으로 기존 정 책을 재조망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즉 일-가족양립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에 해당되는 정책의 내용과 범주는 무엇이며, 해당 정책의 목표와 대상자 선정기준 등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정책적 쟁점을 도출, 논의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의 주요 연구방법은 문헌연구, 시간연구, 질적연구(장기 심층면접 및 참여관찰)를 활용하고자 한 다. 또한 다른 연구집단과의 교류, 학문후속세대의 연구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 콜로키움이나 워크샾,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고자 한다. 

 

① 문헌연구

문헌연구는 연구의 진행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연구방법이며, 특히 일-가족양립지원정책의 현황과 쟁점 을 분석하기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 


② 시간자료 분석

맞벌이부부의 일과 삶에 관한 구조적 파악을 위해 통계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생활시간자료를 활용하고자 한다. 


③ 질적 연구(장기 심층면접 및 참여관찰)

 본 연구팀은 연구대상을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조건부 자활수급대상자, 월별 근로시간수(60시간 기준)에 따른 시장진입형 근로자, 상시고용근로자, 자영업자로 크게 분류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구대상 집단이 확정되면, 모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문헌연구와 생활시간연구를 통해 파일럿 스터 디에 활용될 인터뷰 가이드를 산출한다. 자녀양육기의 기혼 남녀근로자 50-60여명을 대상으로 파일럿 스터디를 실시하여 연구대상집단의 일/삶의 모습과 특성을 개괄적으로 스케치하고자 한다. 특히 3년간의 질 적 연구는 발전식 연구 싸이클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1년 단위로 분절되지 않고 1단계의 1차년도 하반 기부터 3차년도 상반기까지 파일럿스터디, 심층면접과 참여관찰이 이어진다. 


④ 워크샾 및 심포지엄

연구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 학문후속세대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초청 워크샾이나 콜로 키움을 진행하고자 하며, 연구진의 연구내용을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