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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해양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해양법정책 - 이석용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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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2 ~ 2015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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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국가들은 이전에는 무주지 선점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국가영토를 취득하였으며, 정복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외국영토를 자신의 영토로 편입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구상 무주지의 소멸과 무력행사금지원칙의 등장으로 국가들의 영토적 유혹’(territorial temptation)을 충족시킬 길이 차단되면서, 국가들은 그 영토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대안으로 바다를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육상자원의 고갈로 해양이 천연자원의 대체공급원으로 주목을 끌게 되면서, 각국은 자원의 보고인 바다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해양수역 확대와 해양수역에 대한 관할권 강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의 채택에 이은 효력발생은 연안국들의 해양영토에 대한 욕구와 기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해양과학기술의 발달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를 제공하였다. 오늘날 연안국들의 해양관할권 확대경쟁은 주로 연안국의 주권적 권리(sovereign right)가 미치는 수역인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 수역의 확대와 관할권 강화는 전통적인 국제법원칙인 해양의 자유와 해양법협약이 새로이 도입한 인류의 공동유산’(Common Heritage of Mankind) 원칙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2013년 전반기 중 대부분의 리더십이 교체된 동아시아 지역의 국제질서는 미국의 아시아회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성공, 중국의 군사력 증강, 일본의 우경화,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격변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동아시아 해양질서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각국의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 주장과 그에 따른 갈등이다. 남중국해에서는 기왕의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간의 남사군도 영유권 분쟁에 이어 중국과 필리핀 간 스카보로(Scarborough, 중국에서는 황옌다오) 섬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간의 센카쿠(디야오위다오) 도서분쟁 및 일본과 러시아 간의 남쿠릴열도 분쟁도 점차 악화되어 가고 있다.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우리의 영토이지만 일본의 영유권 주장으로 아직 명확한 해결에 도달하지 못한 독도문제와 최근 중국의 해양관할권 주장으로 다소 혼선을 빚어온 이어도와 주변수역 문제도 관심대상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도서영유권 분쟁들은 대부분 유엔해양법협약의 발효를 계기로 배타적경제수역(EEZ)과 확대된 대륙붕을 통하여 자국의 해양관할수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국가들의 욕망과 결부되어 있다. ‘해양의 영토화즉 국가들의 해양에 대한 관할권 확대는 양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연안국들은 영해, 군도수역, 경제수역, 대륙붕 제도에 관한 해양법협약 규정들을 활용하여 최대한 해양수역을 확대해가는 한편 이미 확보된 수역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관할권 강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법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대부분 과거와 현재의 해양법과 질서에 대한 연구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동북아시아의 국제질서가 격변기에 접어들고 있고 각국의 해양정책이 점점 공격적이 되어가면서 국가 간의 해양갈등이 심각해져 가는 상황에서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를 감안하여 동북아시아 해양질서의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 역시 미래지향적인 동북아시아 해양법연구라는 데에 있다. 본 연구는 세계와 동북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 가운데 동북아해양질서 변화의 방향과 내용을 분석하고, 미국 등 주요국가와 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해양법과 정책을 비교·분석하여 우리나라의 해양법정책 수립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2. 연구의 목적

 

 동아시아는 냉전기간 동안에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간의 갈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 곳이며, 냉전체제가 허물어져가는 시기에도 그 잔영이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던 곳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문제인 국가 간의 해양관할권 분쟁의 해결을 위한 논의는 한동안 억제되었다.

 

 그렇지만 오늘날 동아시아에서도 각국의 과도한 해양관할권 주장과 공세적인 해양정책으로 인하여 해양을 둘러싼 국가 간의 갈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관계로 국가 간의 해양영토분쟁은 자칫 국민감정을 자극하여 국가간의 무력충돌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본은 동경에서 남쪽으로 1,740떨어진 곳에 위치한 침대 2개 붙여놓은 크기의 오키노도리시마 주변해역에 대한 과도한 주장으로 충격을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와는 독도문제로 그리고 중국 및 러시아와는 조어도(센카쿠)와 남쿠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역시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해양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바, 남중국해의 남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둘러싸고 베트남 등 주변 6개국과 분쟁 중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이어도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해양영토 확보와 해양관할권 확대를 위한 각국의 공세적인 해양정책과 그로인한 해양분쟁 가능성에 대비하여 우리도 우리나라의 해양이익 수호와 국제해양질서의 안정을 위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중국의 부상과 우경화하는 일본의 영향력 축소, 미국의 아시아회귀전략에 따른 동북아 국제질서의 변화를 고려하여 이러한 변화가 한반도의 미래와 한국사회의 발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그 이론적·실증적 함의를 다각적으로 고찰함으로서, 한국사회과학연구지원(SSK)의 전략아젠다 중 동북아 국제질서 변화와 한반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양질서 개편의 방향을 파악하고 동북아시아 각국의 해양관련 정책과 법을 분석하여, 우리나라의 해양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셋째, 본 연구는 국제적인 해양질서 동향과 세계 주요국가 및 동북아시아 각국의 해양정책과 관련법을 비교분석하고, 우리나라의 해양관련 법체계의 개선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넷째, 본 한남대 동북아해양법 SSK연구팀은 과거 해양수산부 시절 창설되어 2010년 국제해양법학회로 변신한 ()해양법포럼의 핵심적인 구성원들이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그간 해양정책과 해양법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우리나라 외교부, 해양수산부(국토해양부), 해양경찰청 등의 해양정책 수립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하며 그러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팀은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수산개발원(KMI) 등 우리나라 해양영토 연구기관과도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연구사업에도 부분적으로 관여해 왔다. 따라서 본 "동북아 해양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해양법정책의 연구결과는 직간접으로 우리나라의 해양정책 수립과 해양법정비에 활용될 것이다.

 

 

 

3. 1년차 연구 성과

 본 연구의 1년차 연구목표는 국제질서와 동북아 해양질서의 변화의 내용과 방향을 분석하여, 우리의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주제별 연구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주제는 국제해양질서 전반의 변화에 관한 것으로, 이를 위하여 해양의 영토화 등 세계적인 해양수역 확대와 수역 내 관할권 강화 경향을 분석하고 국제적인 사법기관들의 관련 판례동향을 분석하였다. 연구책임자는 국제적인 사법기관들의 해양영토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석하고 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함께 독도문제에 대한 국제판례의 시사점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A4 50쪽 분량의 보고서를 완료한 바 있으며,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해양경계획정에 대한 입장을 살펴보기 위하여 그 첫 번째 해양경계획정 관련 판례를 분석하여 “ITLOS의 벵갈만 해양경계획정사건 판결에 나타난 특징분석이라는 논문을 등재후보지인 강원법학에 게재하였다.

 

 제2주제는 동북아해양질서의 변화에 관한 연구이었다. 동북아해양질서의 변화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20131월 세미나에 국제정치학자를 초청하여 리더십교체 이후의 동북아 국제관계 전망이란 주제하의 발표를 듣고 함께 토론하였으며, 6월 세미나에는 전직 고위 외교관(외교안보연구원장)을 초청하여 국제법보다는 국제정치학적·외교적 시각에서 우리나라 주변의 해양영토문제를 분석한 동아시아 해양영토문제에 관한 발표를 듣고 토론하였다. 공동연구원 이창위교수가 국제적수준의 학술지 Korean Journal of Defence Analysis 25권 제2호에 게재한 논문 “Legal and Political Aspects of the Dokdo Issue: Interrelationship between International Law & International Relations” 역시 독도를 중심으로 동북아해양질서를 정치학적·국제법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고찰하고자 한 글이다. 동북아해양질서에 대한 연구에는 본 연구팀의 연구책임자와 공동연구원 2인이 회장과 부회장을 각각 맡고 있는 국제해양법학회가 국토해양부 후원으로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201210월 중국 칭다오의 중국해양대학과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개최한 국제세미나를 통해 얻게 된 중국의 해양법관련 정보와 중국학자들과의 학술교류가 큰 도움이 되었다.

 

 제3주제는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이다. 이것은 국제해양질서의 변화와 그 내용을 분석하여 우리나라의 기존의 입장과 법령들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로 이러한 연구는 본 연구의 전 연구기간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국제해양질서와 동북아해양질서의 변화에 대한 분석과 국제적인 재판기관들의 동향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우리나라의 해양관련 각종 제도와 법령을 검토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위해서는 일단 본 연구팀의 연구책임자가 그 연구책임자로서 국토해양부 위탁으로 국제해양법학회가 수행한 유엔해양법협약 관련 쟁점과 대응방안연구가 중요한 기초자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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