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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리티 기억의 탐구와 기록화 전략 - 송정숙 부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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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0 ~ 2016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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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형단계 - 이종구 교수 연구팀과 연합 (보러가기)

 

 

 

 

1. 연구 배경과 목적

 

  1) 연구 배경

우리 사회는 근대 백여 년 동안 외세 침탈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와 함께 경제, 문화, 외교, 정치 전반의 격변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으나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지 않다. 1999년 공공기록물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우리 사회에도 기록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되어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으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한 기록관리는 반쪽 기억밖에 보존하지 못한다. 공공행정이나 정책의 궤적을 보여주는 공기록만 보존한다면 그것은 일방의 기억, 과거에 대한 불완전한 기억을 보존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역 관점에서 볼 때 그 한계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백여 년 간의 변화는 한국 사회 전반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고, 지역의 경제, 정치, 문화, 공간은 물론 지역민들의 일상과 의식, 가치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급격한 변화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온다. 여기에 20세기 후반 정보통신기술, 미디어, 통신, 교통의 발전으로 인한 지역 균일화(homogenizing)로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이 사라지고 있다.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은 지역의 집단적 기억이 담긴 기록 수집, 생산, 보존, 재현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지역 기록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지방기록관이 영국(250여개), 프랑스(220여개), 중국(3000여개), 일본(28여개)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방기록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록관리 정책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이 기록의 역사적 가치를 평가하는 정책 및 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어 국가기록관리라는 보편성에 지역 기록관리에는 관심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과 관련된 기록은 매우 미약하게 남아있거나, 총체적 파악이 어려운 상태이다.

 

이에, 본 연구는 1)지역의 역사성 및 정체성 확보와 다양한 가치 확산, 2)로컬의 문화 및 지식자산을 확충하기 위한 지적 기반을 조성, 3)공공기록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의 집합적 기억을 규명하기 위한 방법론의 정립, 4)당대에 기록화 하지 않으면 없어질 오늘을 기록화하기 위해 로컬리티 기록화(documenting localities)를 제안한다. 이는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로컬리티에 내재된 다양성과 역동성을 지향함으로써 탈근대적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역사적 기억 형성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2) 연구 목적

부산은 1876년 옛 용미산 아래의 작은 포구로 부산항이 개항한 이후 국가 및 지역사의 격변을 거치며 역동적인 공간 변화를 경험하였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급격한 도시 팽창 등 한국의 어느 도시보다 급격한 공간 변화를 겪은 부산을 대상으로 공간적 기억을 탐구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며, 확산 모델을 세우는 데에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로컬리티 연구를 이동성 관련 공간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특히 개방성, 해양성, 다문화성이라는 부산의 특징은 이동성(mobility) 공간 측면에서 보다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장기 목적(1-3단계, 10)

본 연구는 지역 내외의 집단적 기억의 산물인 로컬리티가 어떻게 기록으로 재구성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이러한 기억들을 장기적으로 보존하여, 기억과 기록이 역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의미의 로컬 아카이브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시각에 따라 로컬리티는 다양하게 형성될 수 있고, 또한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다중의 소통형 재현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 목표는 다음과 같다.

로컬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로컬리티 아카이브를 설계하고 실험함으로써 기억의 보존과 역동적 재현을 가능케 하는 트랜스 로컬 모델을 제시한다.

부산지역의 공간적 로컬리티 기록을 조사연구수집관리보존활용함으로써 로컬리티의 가치를 보호증진하고 창작과 문화콘텐츠를 위한 원천소재를 제공한다. 아울러 부산을 사례로 한 표본적 기록화를 통해 방법론을 검증하고, 이를 전국에 확산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다.

 ③ 로컬리티 기록을 지식화 관점에서 축적조직화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미래에 지역 아카이빙 및 기록정보자원 관리를 선도할 로컬리티 큐레이터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다.


(2) 단기 목적(1단계, 3)

1단계 연구에서는 로컬리티의 공간적 측면(공간성)’을 중심으로 공간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규명하고, 재현을 위한 기록화 전략에 따라 표본 공간에 대한 기록화 작업을 추진하여, 지속가능한 기록화 및 재현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 목표는 다음과 같다.

로컬리티 재현을 위한 기록화 전략 및 평가 이론을 정립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공간적로컬리티 기록화 표본 작업을 실시한다.

 ③ 다원적 가치를 반영한 재현 방법론을 제시한다.

문화유산기관들의 협력적 로컬리티 게이트웨이 구축 방법론을 제시하고 설계한다.

 

 

 

2. 연구내용과 방

 

 1) 연구내용

 본 연구는 [1단계 : 로컬리티 기억의 탐구], [2단계 : 로컬리티 기억의 다원적 재현], [3단계 : 로컬리티 기억의 보존과 지식화]를 목표로 하며, 각 단계별 및 연차별 주요 연구내용은 [1]과 같다. 

 

(1) 1단계 : 로컬리티 기억의 탐구 

1단계에서는 로컬리티의 기억을 규명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기록화 전략을 정립하고, 이를 부산의 공간성 기록화 작업에 적용하여 표본적 기록화, 부산의 교통공간의 맥락 및 기억의 불균형 탐구, 문화유산기관들을 위한 협력적 로컬리티 게이트웨이 설계를 위한 문헌 및 사례 연구를 실시한다. 표본 기록화 대상으로는 부산의 여러 공간 중에서 이동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이동성 공간은 고착된 비이동 플랫폼과 동적 이동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단계에서는 항구, 철도역, 공항, 지하철역 등 이동성을 가능케 하는 고정공간을 중심으로 탐구한다.

 

(2) 2단계(중형) : 로컬리티 기억의 다원적 재현

2단계에서는 일방적 기억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기억이 많이 재현될 수 있도록 문화유산기관들의 협력적 재현, 개인/집단이 참여하는 참여형 재현을 중심으로 방법론을 제시하고, 이를 실험할 것이다. 한편 1단계에 이어서 2단계에서는 부산의 골목, 도로, 전차 노선(1910-1968년까지 운행)을 대상으로 표본기록화를 추진함으로써 부산의 공간적 로컬리티를 지속적으로 탐구할 것이다. 또한 로컬리티 게이트웨이를 시험적으로 구축운영하고자 한다. 이러한 로컬리티 게이트웨이는 기록의 재현 방식과 구조의 설계와 실험에 해당하며, 분산 소장된 기록을 통합적으로 검색하고 협력적 수집을 가능케 하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3) 3단계(대형) : 로컬리티 기억의 보존과 지식화

축적된 로컬리티 기록을 보존활용하기 위해서는 장기 보존과 지식화가 가능한 아카이브 구축이 필요하다. 3단계에서는 1-2단계에서 구축한 게이트웨이를 아카이브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1-2단계의 작업을 토대로 디지털 기억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연구와 실험을 실시하고, 로컬리티 기록을 지식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추진한다. 한편 2단계에서 추진할 오늘의 기록화사업 내용을 기반으로 디지털 기억의 재현 양태를 분석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로컬리티 기록화방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아카이빙 실험을 통해 과거에 대한 기억뿐 아니라 진행형 기억을 포착(capture)하고, 이러한 기억을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확산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3단계에서는 로컬리티 기록화의 지속적 추진과 확산을 위하여 지역 아카이빙 및 기록정보자원 관리를 선도할 로컬리티 큐레이터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추진할 것이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는 (1)이론/방법론과 실증 연구의 연계 및 정합성 유지, (2)기록 소장처 및 전문가집단과의 협력 체제 구축, (3)학제 간 융합연구, (4)실현가능성 있는 방법론과 확산모델 제시를 통해 추진되며 이를 위한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이론/방법론과 실증 연구의 연계 및 정합성 유지 : 본 사업은 각 세부과제별로 선후행 관계가 존재하므로 체계적 일정관리가 필수적이다. 진도 점검, 팀 간 의견 교류, 정보공유, 토론을 위한 온라인 카페 운영하며, 산출물 검토공유를 위한 내부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2) 기록 소장처(기관 및 개인), 전문가집단과의 협력 체제 구축 : 소장기관 담당자 및 개인 소장가, 부산의 역사 및 공간에 대해 이해가 깊은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여 협력네트워크를 다지고, 부산의 로컬리티 기록화의 저변을 확대한다. 또한 관련 연구기관의 로컬리티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고 교류한다.

(3) 학제 간 융합연구 : 분야별 전문가를 연구진으로 포함하고, 과제별 전문성을 고려하여 역할을 분담한다. 또한 기억의 재현 관련 문화사 연구자, 사진 등 영상기록 전문가, 도시계획교통지리 전문가 등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한다.

(4) 실현가능성 있는 방법론과 확산모델 제시 :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연구결과를 알리고 부산지역뿐 아니라 타 지역의 기록관리전문가, 지역역사가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한다. 온라인 카페의 많은 부분은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여 공간에 대한 개인적 서사와 기억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