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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년도 ~ 종료년도 | 2012 ~ 2015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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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목적 및 배경 인간이 어떻게 인지하는가의 문제는 전통적으로 심리학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인간이 어떻게 인식하는가라는 철학적 인식론의 과제는 학문의 과학화 경향에 힘입어 심리학에는 인지의 문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지 문제가 학제간 접근에 의한 연구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지의 문제를 학문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인간개체의 관점에서 접근해왔던 시도에서 벗어나 인간개체가 아닌 사회적 관점에서 인지를 규명하고 또는 문화적 관점에서 인지를 접근하는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사회적 구성주의(Wertsch, 1995) 또는 (문화)발달체계이론(Bornstein & Lamb, 2009) 등으로 불리우며 그 논의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문화인지이론은 Tomasello와 같은 진화인류학에서, Vygotsky의 입장을 발전시켜온 Engeström의 활동이론 뿐만 아니라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Wulf를 비롯한 역사-문화적 안트로폴로지 연구 그룹 등이 있다. 이러한 서로 다른 접근과 입장은 그 이론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문화인지연구를 위한 이론적 기초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인간 인지의 개념도 다르게 이해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와 지식의 습득이 중요한 기능을 하는 사회 속에서 적합한 마음의 작용으로 간주되었던 기존의 인지의 개념은 최근의 급격한 변화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를 습득하고 습득한 정보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서 의사결정하고, 이를 근거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인지의 개념으로는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공감하고, 이미지로 소통하고, 감동하는 것과 같은 마음의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특히 Wulf는 기존의 안트로폴로지연구들을 통합적으로 다루면서 안트로폴로지 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Wulf는 진화인류학의 이론적 성과와 독일의 철학적 인간학 연구결과, 프랑스 아날학파의 역사적 인간학 및 심성사 연구성과, 그리고 영미권의 문화인류학 연구결과를 통합하여 역사문화적 안트로폴로지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안트로폴로지의 배경아래 신체성, 미메시스, 연행성, 의례, 이미지 등의 개념을 통합하여 문화인지이론과 문화적 학습이론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문화인지의 이론적 모델로서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인지구조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Wulf가 주장하는 역사문화적 안트로폴로지 연구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인지와 학습의 과정은 문화적으로 이루어진다. 문화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함은 Wulf에 따르면 문화적 특성을 드러내는 핵심기제들을 통해서 인지와 학습의 과정이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인지와 문화적 학습은 신체성, 미메시스, 연행성, 의례, 이미지 다섯 가지의 핵심기제들의 상호연관성속에서 생겨난다(Wulf, 2009). 물론 이러한 기제들은 다른 학문에서 발견되고 주목받던 개념들이나 이를 통해 인지와 학습을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교육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연관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Wulf의 역사문화적 안트로폴로지 이론과 문화적 학습의 모형을 교육과 학습의 연구에 적용해본다면 신체적, 문화적 학습과정으로서의 미메시스, 교육적 의미로서의 연행성의 이론 및 실천연구, 의례적 행위의 학습을 통한 문화학습에 대한 연구들이 가능하다. 이는 가족과 학교, 어린이/청소년/성인문화, 미디어, 조직문화, 도시와 공간속에서의 미메시스적, 이행적, 의례행위적 과정에 주목함을 의미한다. 연행적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의례적, 사회적, 교육적 행위의 태도와 상연적 성격을 강조할 수 있다. 여기서는 행위자와 사건의 성격의 신체성과 행위의 연출적 자질이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된다. 행위는 의도의 실현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유사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의 구현에서의 ‘어떻게’에 의해 구별된다. 이러한 차이의 이유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연관구조와 행위자의 개인성과 관련된 과정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이 동시에 영향을 줌으로써 사회적 행위의 복잡성과 그 계획함과 의도의 한계를 만들어낸다. Wulf의 이론적 종합의 성과를 받아들인다고 할 때 교육학연구의 지형은 변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교육적 실천과 교육적 경험의 개념이 확장되어야 하다.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교육’이라고 불리우는 기관과 제도속에서의 학습에 대한 관심에서 탈피하여 공연과 전시, 연출과 같은 비전형적인 실천의 교육적 의미에도 주목을 해야함을 의미한다. 연행성과 의례적 행위 속에서 생겨나는 학습과 도야과정에 대한 관심은 개인들이 신체적, 암묵적, 실천적으로 습득한 개별적인 경험과 기억들에 대한 추적을 통하여 가능하다. 학습과 도야과정이 발생하는 미메시스적 과정은 우연성과 창발성 등이 이루어지는 생물학적 구성주의이론의 논의와 맥을 같이 한다. 교육의 지평이 탈영역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사회의 미디어의 변화과정과 다양한 하위문화 및 의례적 행위의 습득과정에 대한 관심,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연출과정의 교육적 맥락에 대한 연구는 교육학연구를 풍성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학문공동체적 문화로는 힘들다. 현재 교육학연구는 근대성에 기초한 분화의 총합인 학문이나 교육과 학습의 특성과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개념과 접근방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제 교육과 학습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학문적 시각들의 교류가 필요하며 그들 간의 적극적 교류에 기초한 통합적인 연구의 컨셉과 방법의 적용이 요구된다. 안트로폴로지적 연구의 질은 특정 패러다임의 형태 속에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분과학문적 조직의 형태는 서로 다른 학문적 전통과 관심을 통해 협력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지식적 조합, 문제제기, 개념과 방법론적 적용을 통하여 간학문적인 협력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러한 간학문적인 연구는 개별적인 학문의 연관성을 넘어서는 간학문적인 접근의 틀과 연구방법론을 개발하게 한다. 간학문적인 연구의 형태는 연구자의 매우 높은 의사소통과 협력역량을 요구한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문제제기와 관점에 대하여 타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낯선 것에 대한 관심, 그리고 개방적 사고와 유연성을 요구한다. 인간의 인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인지는 문화인지라고 말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서, 우리의 많은 지식들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가운데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작용으로서의 인지에 의해 매개된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기존의 인지 개념에 기초하고 있는 많은 사회제도와 생각의 틀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인지개념에 기초하는 있는 교육제도와 실천의 측면에서도 변화가 요청되고, 상담 및 치료기법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많은 정보통신기기의 디자인과 콘텐츠의 개발에서도 이와 같은 마음의 측면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최근의 광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제품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강조함으로서 소비자의 이성과 사고에 호소하기 보다는, 제품 사용의 감성적이고 체험적인 측면을 강조함으로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광고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문화인지에 대한 논의는 우리가 매일 매일 상호작용하는 대상들과 주변 환경들이 더욱 풍요롭고 의미있게 지각되기 위해서 어떻게 다르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유익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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